용의자 실명 공개, 상황묘사, 이웃주민 탐방 필요했나

충북민언련
2019-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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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베스트&워스트]화성연쇄살인범 관련보도 점검

지난 한 주는 화성연쇄살인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과거 청주 처제 살인범으로 특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 3사 모두 관련 보도를 이틀에 걸쳐 내놓았다. CJB와 KBS청주가 용의자로 지목된 이 모씨의 실명을 밝히지 않은 반면 MBC충북은 실명을 그대로 보도했다. MBC충북과 CJB는 앵커가 뉴스를 소개하면서 화성연쇄살인 사건 용의자가 청주처제살인 사건 범인으로 알려졌다고 단정 짓기도 했다. 단정적인 보도도 문제이지만 상세한 범행 묘사도 아쉬웠다.

상세한 상황 묘사 필요했나

CJB는 9월19일 <청주 처제살인범과 동일범이다?>에서 앵커멘트와 기자멘트를 포함해 “19살 처제를 성폭행하고 끔찍하게 살해했다는 표현을 4차례나 거듭해 말했다.

MBC충북은 19일 보도 <청주 처제 살인범 '담담함에 의심'>에서 이 씨가 처제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폭행한 뒤 둔기로 살해했다며 당시 사건을 맡았던 담당 형사를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형사는 시체 유기 상태를 '까만 봉지로 돌돌돌 말아서 돼지 말듯이 말아놓고 스타킹으로다가 꽁꽁 묶어서 베개 피(껍데기) 큰 거 그 안에다 묶어서 쏙 집어넣어서 갖다 버린 거야.' 라고 상세히 묘사했다. 그리고 용의자로 지목된 이 씨에 대해 당시 담당 형사는 “아주 음흉해 보였다”는 개인적인 느낌을 말한 부분도 그대로 보도했다.

MBC는 20일 <경찰에서 '자백' 재판정에서는 '부인'>에서도 “판결문에는 이 씨가 동서가 있는 자리에서도 아내에게 재떨이를 던지며 무차별 구타하는 등 과도한 폭행을 일삼았고,3 살 아들도 방에 가두고 마구 때려 학대했다.”고 판결문 내용을 상세하게 전했다.

살던 동네 찾아가기도

MBC충북은 19일 <이춘재와 이웃? 추가 범행 의심 사건 없어'>에서 이 씨가 살던 동네를 찾아가 주민들을 만나 범행지가 여긴데, 사건에 대해 들어봤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1994년 발생했던 사건에 대해 지금 현 시점에서 당시 사건에 대해 다시 묻는 것이 유의미한 취재 인지 모르겠다. 오히려 주민들에게 불안감만 조성하진 않았을까 우려된다. 취재진이 만난 주민들이 대부분 그런 사실을 몰랐다라고 답변했는데 이를 근거로 추가 범행 의심 사건이 없다고 보도한 것도 다소 무리라고 판단한다.

범죄 원인과 수사과정 의혹도

KBS는 19일 <화성연쇄 살인 용의자는 처제 살인범>에서 이씨의 범행동기에 대해 아내가 가출해 분노한 상태였으며, 평소 가족들에게 자주 폭력을 휘둘렀고, 아내가 가출하자 범행을 암시하는 협박을 했다는 사실을 경찰이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KBS는 이튿날 20일 <치밀했던 범행...어떻게 의혹 피했나>에서는 이씨가 범행 일부를 자백했을 뿐 적극적인 방어논리로 수사를 흔들었다며 증거물을 없애려 했고 재판에선 경찰의 고문으로 허위자백을 했다고 발을 빼 이후 DNA 분석으로 명백하게 확인된 성폭행 사실만 인정할 뿐, 살인은 우발적이었다는 대법원 판단을 이끌어내 사형을 면했다며 화성연쇄살인 사건에 이 씨가 어떻게 응답할지 관심이 쏠린다고 보도했다.

범죄 ‧ 사건 보도 왜 이리 많나

화성연쇄 살인범 관련 보도 탓인지 지난주에는 유독 사건사고와 범죄 관련 보도가 많았다. 사건사고와 범죄 보도만 해도 리포트와 단신을 포함해 KBS가 10건, MBC11건, CJB 9건 등이다. 사건사고와 범죄 보도는 경각심을 준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가뜩이나 짧은 뉴스 시간을 단발성으로 경찰이 발표한 사건 사고 단신으로 채우는 게 바람직한지도 생각해 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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