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있기에 꿈 아니라는데… 검증은 언제하나

이수희
2016-11-08
조회수 263

[기획모니터]충청대망론 보도 이대로 괜찮나?

충청권 언론들은 JP 이후에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같이 지역에 경쟁력 있는 대권후보가 많기 때문에 충청대망론이 탄력받고 있다고 진단한다. 충청대망론에 대한 신문들은 제대로 진단하고 있는 것일까. 지역주민들 역시 충청대망론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지금까지 충북지역 신문들이 충청대망론 보도를 어떻게 해왔는지를 살펴보자.

충청지역 신문들이 충청대망론 관련 보도를 얼마나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빅데이터 시스템인 빅카인즈에서 충청대망론 관련 보도를 검색했다. ‘충청대망론’ , ‘반기문 대망론’ , ‘정우택 대망론’ , ‘안희정 대망론’ 이라는 검색어로 보도량을 살펴봤다. 4개의 검색어를 설정한 이유는 충청대망론 관련 기사에서 주로 언급되는 인물들이 반기문, 정우택, 안희정 등 충청권 출신에 대권 주자들이었기 때문이다. 검색기간은 2015년 1월1일부터 2016년 10월26일까지로 설정하였고, 빅카인즈 프로에 포함되어 있는 언론사 대전일보, 중도일보, 충청투데이, 중부매일, 충북일보, 충청일보 6개 언론사를 대상으로 했다.

d36aee0750531.png▲ 충청지역 일간지들 충청대망론 관련 전체 보도건수

기사 검색 결과 충북지역 보다는 충남지역 일간지들이 충청대망론 관련 보도를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색어 ‘충청대망론’으로 보도량을 검색한 결과 충남지역 일간지들은 459건, 충북지역 일간지는 108건이었다. 반기문 대망론은 충남지역 369건, 충북지역 224건이었으며, 정우택 대망론은 충남지역 164건, 충북지역 88건이었다. 안희정 대망론은 충남지역 242건, 충북지역 46건이었다. 보도량으로 볼 때 충남지역 일간지들은 충청대망론 보도량이 많지만 전체적으로 충청대망론 보다는 반기문 대망론이 관련 보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반기문, 정우택 두 인물이 충북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충남지역 일간지 보도에 더 많이 등장한 것을 알 수 있다.

보도량 많은데 기획취재 없어

충북지역 일간지들의 충청대망론과 반기문 대망론 관련 보도건수와 기사 유형별 보도건수도 살펴봤다. 기사유형은 사설 및 칼럼, 해설 및 분석, 기획취재, 스트레이트, 기타 등으로 분류했다. 충청대망론 보도 경우 전체 보도는 108건이었으며 보도량은 충청일보가 48건으로 가장 많았다. 중부매일 16건, 충북일보 44건이다. 기사 유형별로 보자면 해설 및 분석 기사가 24.1%였고, 스트레이트 기사가 45.4%였다. 사설이나 칼럼으로 충청대망론을 다룬 경우는 8.3%밖에 되지 않았다.

4afb08e9853f3.png▲ 충청대망론 기사유형별 보도건수

반기문 대망론 보도는 전체보도가 224건이었으며 역시 충청일보가 86건으로 가장 많았고, 중부매일 84건, 충북일보 54건이다. 사설이나 칼럼은 7.1%, 해설 및 분석 기사는 29%, 스트레이트 기사는 52.2%를 차지했다. 기사 유형별로 살펴봤을 때 기획 취재 보도는 단 한건도 없었다. 전체 보도 건수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스트레이트 기사도 단순 동정 보도에 머물렀으며 해설 및 분석 기사도 깊이 있는 해설과 분석이라기보다는 추측성 전망 보도가 많았다.

4b7b962e01247.png▲ 반기문대망론 기사 유형별 보도건수

“충청대망론, 꿈이 아니다”

충청대망론과 반기문 대망론 보도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대망론은 정치적인 기반만 갖고 실현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충청대망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중부매일 2016년 4월25일 <충청권대망론>)”라는 지적이 나오긴 했지만 대체로 신문들은 충청대망론에 대해 희망론을 펼치고 있다.

신문들은 충청대망론에 대해 “고무적인 담론이다, 충청출신이 대통령 권력을 잡을 기회가 무르익고 있다, 희망사항만이 아니다”(충북일보 2016년 5월24일 <충청권 자강능력시험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임기를 마치면 국내 정치에 관심을 가질 것이기 때문에 충청권 대망론은 꿈만은 아니다” (충청일보 2016년 5월17일 <충청권 대망론, 꿈만은 아니다> )라고 주장했다.

반기문이 있기에 …

충북지역 일간신문들에 있어서 충청대망론은 곧 반기문 대망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기문 대망론 관련 보도는 기사 제목이나 내용에 있어서도 반기문 대망론이 대세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며, 반기문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우호적인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지난 2016년 5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방한했을 당시 사실상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를 보였다.

712cb19211293.jpeg▲ 지난 5월 방한시 반기문유엔사무총장 모습. 출처:연합뉴스

그 시기 충북지역 일간신문들 기사 제목만 봐도 얼마나 기대감이 큰지 쉽게 알 수 있다. 중부매일은 “흔들림 없는 반기문 대망론”, “반기문 대망론 본격화”, “태풍의 눈 반기문 대망론”, “반기문 대망론 상승세 무섭다”, “반기문, 충청도민 기대감 반영 ‘대망론 탄력’”, “차기대권주자 반기문 지지도 ‘또 1위’ 가시권” 등에 기사 제목을 썼다. 충청일보는 “반기문 대망론 다시 꿈틀”, “청와대서 반기문 대망론 모락모락”, “정치인 반기문 인식 심어줬다”, “충청권서 반기문 대망론 팽창일로”, “반기문 총장의 대망론 본격 시동”, “반기문, 대권 광폭행보 시동 걸었나”, “대한민국 정국 뒤흔든 반기문 대망론” 등이다.

반기문 대망론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한 의도를 보여주는 보도도 나왔다. 충청일보 2016년 5월31일 보도 <정치인 반기문 인식 심어줬다>에서는 “반 총장의 이번 방한 행보에 대해 대다수 충청권 지역민들은 큰 자부심과 함께 충청대망론이 현실화될 것 같다는 어떤 희망을 선물했고, 그의 등장을 경계하는 정치 세력에게는 두려움과 부담을 안겨줬다는 말이 들려온다. … 이번 반 총장의 방한 행보는 그가 결코 정치적 역량이 부족하지 않으며 성격이 유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면서 그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오히려 국내 정치인들보다 몇 수 위에 있다고 보는 이도 많다.”며 반기문 띄우기에 나섰다.

충북일보는 5월30일 <반기문 출국, 충청대망론 구호보다 ‘어젠더’가 중요>에서 “ 이번 방한 기간 중 사실상의 대권 행보로, 위기에 처한 청와대와 새누리당에 '정권 재창출'을 위한 희망을 갖도록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반 총장이 만약 19대 대선에 출마한다면 구호적 의미의 '영충연합' 보다는 국가적 과제 이행을 위해 경쟁력을 갖춘 '어젠더(Agenda)'가 시급하다며, 반 총장과 관련된 이미지로 꼽히고 있는 '통일 대통령' 또는' 동서화합', '글로벌 리더' 등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기문 대망론과 관련해 구체적인 로드맵과 어젠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유일한 기사였다.

정우택, 홀로 대권주자 운운

정우택 대망론 보도는 주로 정우택 의원이 “충청대망론을 한사람만 갖고 이야기해선 안된다”라는 식에 주장을 라디오 등에 방송매체에서 인터뷰한 내용을 많이 전했다. 신문들이 정우택 의원을 충청권 대표 대권 후보로 추켜세운 보도도 있다. 2015년 4월26일 <충청권 헤게모니 재편… 적자(嫡子) 정우택 주목>에서는 이완구 국무총리 지명자가 낙마하면서 정우택 의원이 부상하고 있다며 “실제 일각에선 정 의원이 경력을 두루 쌓아온 것과 특히 충청권의 적자(嫡子)라는 점 등을 거론하며 때가 왔다는 반응을 나타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검증보도부터

충북지역 신문들은 반기문 대망론이 대세라는 것을 강조하기만 했을 뿐, 반기문이 과연 대선 후보로 적합한 인물인지를 따져보는 보도는 부족했다. 반총장이 우려되는 점이 있지만 그래도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강조했다. 신문들은 반기문 외에도 정우택, 안희정 등이 대권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이들이 있어 충청대망론이 힘을 얻는다고 했지만 이들을 철저하게 검증하는 보도는 없었다. 오히려 이들에 단순 동정을 전하면서 대망론을 부추기는 보도가 많았다.

무엇보다 충북지역 신문들은 충청대망론 관련 보도를 하면서 충청대망론이 대세다, 본격화될 전망이라는 추측성 보도를 내놓으면서도 지역주민들이 진정 그렇게 생각하는지를 묻지는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지역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해 보도하려 하기 보다는 “이제 때가 됐다, 무르익고 있다, 대세다”라는 식으로 언론 스스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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