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을 위한 브리핑룸에서 기자가 갑질이라니 적폐가 따로 없다

진천군 출입기자단 갑질에 대한 충북민언련 논평

출입기자단의 갑질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행태가 또 다시 불거졌다. 지난 10일 진천군청 브리핑룸에서 벌어진 일이다. 지난 7월10일 진천지역의 “민주‧시민‧노동‧ 사회단체” 회원들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설 등 진천군이 추진하는 사업들에 대해 일방적으로 추진할 게 아니라 지역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자료를 공유하고 소통행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기자회견은 기자들의 방해 행위로 진행하지 못했다.

▲ 진천군청 브리핑룸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던 단체 회원들이 충북민언련에 제보한 영상을 보면 기자회견을 하려는 주민들에게 한 기자는 오늘 기자회견은 없었던 일로 하고 해당지역 주민 열 명 정도를 모아서 다시 기자회견을 하라고 말했으며, 주민들이 항의하며 실랑이 하는 과정에서 한 기자는 영상을 찍는 주민에게 반말로 찍지 말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그리고 이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는 진천군 공무원들 모습도 화면에 담겼다.

기자회견을 보이콧할지 말지는 기자단이 정할일이지만 주민들에게 기자회견을 해라, 하지 말라 할 권한은 출입기자단에게 없다. 게다가 아무리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해도 주민들에게 반말로 고성을 지르는 행위도 상식적이지 않다.

충북민언련은 진천군청에 브리핑룸을 운영하는 별도의 기준이 있는지 물었다. 진천군은 별도의 운영기준을 갖고 있지 않으며, 기자단도 일상적으로 브리핑룸을 이용하고 있는 건 아니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브리핑룸 소동에 대해서도 뚜렷한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밝혔다.

브리핑룸은 주민들이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주민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취재 편의 제공을 위해 기자실도 아닌 브리핑룸에 기자들에게 책상을 제공하며 자리를 준 것은 갑질을 하라는 게 아니라 지역 주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는 의미이다. 진천군정의 목표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주민을 섬기고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바탕으로 해 진천군민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행정의 궁극적인 목적 아닌가. 지역주민을 위한 공간에서 벌어진 진천군 출입기자단의 갑질과 이를 방조한 진천군청은 이번 사태를 해프닝으로만 받아들여선 안될 것이다.

주민들의 권리를 방해한 진천군 출입기자단의 행태는 비판받아 마땅하며 진천군도 브리핑룸 운영을 개선해 주민들을 불편하게 만들지 말고 개선 방향을 제시해주기 바란다. (끝)

2019년 7월17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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