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언론과 시민에 재갈 물리는 김영환 지사 규탄한다

충북민언련 사무국
2023-04-27


언론과 시민에 재갈 물리는 김영환 지사 규탄한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부적절한 언론관을 드러내며 연일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에는 자신의 사적인 일에 관한 보도를 막으려 한 만행이 포착됐다.

 

지난 24일 <MBC충북>은 '김영환 지사 땅 700년 묘 엉터리 이장 논란'이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보도했다. 김 지사가 자신이 공동 소유한 충북 괴산군 토지에 매장된 한 가문의 묘를 이장시켰는데, 김 지사 측이 헐값에 엉터리로 묘를 이장했다고 유족이 항의했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김 지사가 본인의 신분을 밝히고 특별보좌관이 이장을 진행한 사실도 드러났다.

 

김 지사가 사적인 일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한 것도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더욱 심각한 것은 김 지사 특보가 MBC충북의 보도를 막기 위해 문제를 제기한 당사자를 회유한 점이다. 특히 MBC충북 측에 보낼 ‘기사화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의 ‘샘플 문자’까지 보낸 것이 <충북인뉴스>를 통해 적나라하게 공개되면서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보도에 따르면 특보는 유족 측에 “내가 전화번호를 줄 테니 MBC(충북) 기자한테 전화해 ‘우리 가정사인데 왜 당신들이 그렇게 하느냐’ 한번 말씀을 주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자들이 ‘산주(김영환 지사) 측에서 전화하라고 했냐’고 물어볼 건데 그건 아니고(라고 말해달라)”라는 가이드라인까지 주면서 “보도가 나간다면 가문과 조상님들께 누가 될 것 같아 가족들도 보도를 원치 않고 있다. 보도를 중지시켜 달라”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권력과 지역사회 감시 본령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는 언론을 봉쇄하고 통제하려 했다. 그것도 언론을 통제하려는 권력이 자행하는 가장 비열한 행위인 제보자의 입에 재갈 물리기를 시도한 점이 심히 통탄스럽다. 김 지사의 의도대로 파렴치한 행위가 영원히 드러나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아찔하기까지 하다.

 

그동안 김 지사는 산불 술자리 논란을 해명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돌연 취소하거나, 자신을 비판하는 보도에 불만을 내비치는 등 시민의 알권리를 수호하는 언론에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해왔다.

 

언론은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입 안의 먹거리가 아니다. 김 지사는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언론사의 문을 두드리는 시민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파렴치한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또한 도지사에게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도민에게 적극 해명해야할 의무가 있다.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통제하려는 구시대적인 언론관에서 벗어나기 바란다.

 

 

2023년 4월 27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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