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처 공무원을 시민처럼 인터뷰… 취재 윤리 어긋나

[논평]시청자에게 사과하고 재발방지책 제시해야

MBC충북 뉴스데스크는 어제(17일) <충북 첫 카드형 화폐 '청주페이' 발행>이라는 리포트에서 출입처 공무원을 시민 신분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서는 청주페이를 이용하는 시민과 사업주를 인터뷰 해 청주페이의 장점을 말했는데 인터뷰를 한 시민은 '충전을 해서 써보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신용) 카드와는 전혀 문제없이 똑같이 사용되니까. 일반 (신용) 카드보다는 오히려 (더 낫지 않나.)' 라고 말했고, 사업주는 “수수료 때문에 힘들었는데 청주페이를 이용하면 수수료가 절감돼 도움이 될 것 같다” 고 말했다.

▲ MBC충북 뉴스데스크 방송 모습

청주페이가 좋다고 인터뷰를 한 시민은 일반 시민이 아니라 시청 공무원이다. 언론보도에서 시가 추진하는 정책의 장점을 설명해줄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이해하더라도 관련 업무를 하는 시 공무원이 일반 시민인 것처럼 인터뷰를 한 것은 취재 윤리에 어긋난 행위이다.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시청 앞 찻집에서 시청 공무원을 데려다 청주페이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연출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

일부 기자들이 자신들의 지인들을 인터뷰해 논란이 된 적은 이전에도 있었다. MBC는 2018년 1월1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개헌에 대한 시민들의 생각을 전하는 리포트 <무술년 최대 화두 개헌…시민의 생각은?>을 보도하면서 취재기자와 함께 일했던 인턴기자의 지인을 인터뷰 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MBC는 “기자가 자신의 지인을 섭외해 일반 시민 인터뷰로 방송한 것은 여론을 왜곡할 우려가 있는 보도 행태일 뿐만 아니라, 취재윤리를 명백히 위반한 행위”라고 시청자에게 사과했다.

▲ 2018년1월2일 2일 박성호 <뉴스데스크> 앵커가 전날 보도에 대한 사과방송하는 모습 .출처 : PD저널(http://www.pdjournal.com)

이번 MBC충북 뉴스데스크 보도는 기자의 지인을 인터뷰한 사례 보다 더 심각하다. 바로 기자가 취재를 해야 하는 출입처 소속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시 정책을 보도하면서 시청 공무원을 시민으로 둔갑시켜 정책의 장점에 대해 말하게 하고 이를 그대로 내보낸 것은 여론 왜곡만이 아니라 보도 내용을 신뢰할 수 없게 만든다. 아울러 기자가 지나칠 정도로 편의적으로 취재했다는 게 드러났기에 더더욱 실망스럽다. 취재를 편하게만 하려는 기자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MBC충북 뉴스데스크는 시청자를 눈속임한 이번 사안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2019년 12월18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 (직인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