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만 올리는 언론이 아니라 문제해결을 위한 언론으로

충북민언련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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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언론학교 3강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 강연 20일 열려
젠더보도 시스템 만들고, 뉴스 이용자들은 맥락 읽어낼 수 있어야

포스트코로나시대 미디어리터러시 능력키우기 시민언론학교를 기획하면서 젠더이슈를 언론이 어떻게 보도하고 있는지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18년 미투 이후에 확실히 변화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언론학교 5강좌 가운데 가장 신청자가 많은 강연이 바로 <미투이후의 한국언론; 강남역에서 미투, N번방까지>이었다. 권김현영 여성주의연구활동가의 강연은 지난 20일 열렸다.

경마식 보도만 쏟아지는 젠더이슈 보도, 젠더이슈로 어뷰징하는 언론 생태계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최근에 언론의 젠더이슈 교육 교재를 개발 중이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일선 현장에서 기자들을 만나보면 젠더이슈로 겪는 혼란이 무척 크다고 말했다. 기자들은 새로운 보도윤리 규범을 필요로 하는데 매뉴얼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고, 데스크의 판단에 따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보도과정에서 큰 변화가 없는 문제도 있다고 설명했다. 권김현영 활동가는 젠더이슈 보도에서 가장 심각한 건 사건사고 보도과정에서 경주마처럼 보도를 쏟아내고 일주일정도 지나면 상황은 피해자를 비난하는 미디어 환경이 만들어지는 상황이 반복되는 문제라고 짚었다.


권김현영 연구활동가는 여성혐오 문제를 본격적으로 드러낸 보도는 바로 설리의 노브라 노출 관련 보도였다며 당시 관련 보도를 가장 많이 한 언론사는 한국일보였는데 한국일보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가 아니라 뉴미디어팀에서 어뷰징을 한거였다며 어뷰징을 양산하는 미디어환경도 젠더이슈 보도에서는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혼란스럽긴 하지만 젠더이슈 보도가 점차 나아질 거란 기대도 한다고 설명했다. 젠더 데스크를 따로 두는 언론사도 있고, 언론사내 성평등위원회를 설치하기도 하는 변화도 있으며 인식의 스펙트럼은 넓지만

기사 제목만 봐도 안다

문제해결 아닌 갈등 유발하는 언론보도들

젠더이슈 관련 보도들을 보면 제목이 지나칠 정도로 자극적이거나 성대결을 유도하거나 아니면 오히려 가해자를 동정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보도들이 참 많았다며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하나 예로 들어 실제 일어난 양상들을 설명했다.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기사는 바로 한국경제가 지난해 가수 김건모의 성폭행 사건을 보도하면서 <유흥업소 직원인데 강간죄라니....>라는 제목을 쓴 사례, 90년도에 성범죄 보도 준칙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쓰이지 않았던 제목인데 2019년에 이런 기사가 다시 나오는 현실이 기막혔다고 설명했다.

기사 제목만 봐도 기사가 노리는 의도가 무엇인지 알겠다며 언론 보도가 2차 프레임을 만들어놓고 오히려 갈등을 유도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갈등을 유도하는 보도들은 대부분 조회수가 상당히 많았다며 언론이 조회수를 노리고 젠더이슈를 파는 건 아니냐고도 지적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질문을 던져야 하는 언론이 갈등을 유발하고 2차 피해를 양산하고 있어 문제라는 지적이다.

미디어의 성인지감수성 필요해

권김현영 연구활동가는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캐나다의 경우는 성역할을 묘사할 때 실제 사회적이고 직접적인 성과 기여도 등을 반영하고 있으며 BBC의 보도준칙이나 제작 가이드라인에도 유해와 불쾌감을 유발하는 언어표현을 금지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미디어도 성인지감수성이 필요하다며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콘텐츠로만 소비하려는 문제와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문제 등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N번방 공범 조주빈 사례를 들어 언론은 폭력의 구조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게 더 중요하다며 우리사회가 이런 범죄자를 만드는 데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알게 해주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시스템을 만들자

권김현영 연구활동가는 언론 모니터링의 중요성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민언련 등의 모니터 활동이 실제 기자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연 초반에 꺼냈던 젠더이슈 관련 언론환경의 변화를 다시 이야기했다. 언론이 남성중심 용어를 쓰지 않고, 성차별적 표기방식을 개선하고, 몰카를 불법촬영 등으로 용어를 바꿔주니 실제 보도 내용이 달라지더라며 앞으로도 젠더이슈 보도 매뉴얼 등의 시스템을 만들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김현영 여성주의 연구활동가는 마지막으로 강연 참가자들에게 젠더감수성은 맥락을 읽어내는 능력이 필요하다며 맥락을 읽어낼 수 없으면 아무것도 읽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갖게 되는 경각심처럼 N번방 사태 역시 디지털 팬더믹에 걸맞은 경각심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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