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신문] 한국 언론에 노동자가 없다…“기울어진 보도 지형 바꿔야"

충북민언련 사무국
2021-12-08
조회수 612

탁종렬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소장, 충북 민언련 주최로 강의

'노동 왜곡' 보도 대신 '노동인권 존중' 보도 해야


#1.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이 공기업적자 만들었다? 지난해 한국마사회의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 4천억원대를 돌파하자 지난 2018년 5천여명의 경마지원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게 원인이란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인건비 부담은 2016년에 비해 지난해 34억원 정도 들어났을 뿐, 마사회의 적자는 코로나로 연간 7조원에 달하던 마권 판매 수입이 1조원대로 줄어든 게 주 원인이었다.


#2. 주52시간제 때문에 사업장별 인력난이 심해졌다? 일부 언론은 주52시간제를 도입한 후 임금이 줄면서 조선업 인력이 급격하게 빠져나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조선업이 80%를 차지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5~299인 사업장 지난해 대비 상승했다.


지난 16일 충북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충북민언련)이 마련한 기획 강의 '노동자 지우는 한국 언론, 무엇이 문제인가‘의 첫 번째 강사로 나선 노동인권저널리즘센터 탁종렬 소장은 언론이 노동을 왜곡 보도하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지난 2년간 매일 26개 언론사를 모니터링한 결과 탁 소장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외국 사례를 인용한 왜곡 보도 △일부 통계만 선별해 제멋대로식 해석 △보도자료에만 의존한 따옴표식 보도 △노동조합에 대해 부정적 이미지를 덧씌우는 보도가 잇따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언론의 여론 프레임은 결국 정책을 형성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며 “취약한 노동자들을 위해서라도 언론이 (기존의 기울어진 지형에) 긴밀하게 대응하고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탁 소장은 사용자 측으로 기울어진 보도 지형을 교정하기 위해 파급력이 큰 공영방송이 여론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해내야 한다고 봤다. 그는 “JTBC의 죽지 않고 일할 권리', MBC의 '사람이 또 떨어진다', KBS의 '일하다 죽지 않게처럼 산재사고를 조명한 보도들이 유족들과 만나면서 일방적인 여론 지형 속에서도 중대재해법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앞서 예로 든 보도들 또한 누군가가 사상을 당했을 때 비로소 사건 중심으로 보도했다는 한계를 가진다. 그가 근본적으론 기자들이 평소 노동인권에 관심을 갖고 전문성을 키우며, 언론 간의 비평 문화를 확립해야 한단 점을 강조한 이유다.

한편, 충북민언련 계희수 활동가는 “CJB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이후 지역에서 같이 투쟁을 하면서 언론이 노동을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언론사 내부는 건강하게 잘 돌아가고 있는지 고민해보게 됐다”면서 “(노동이 왜곡보도되는 현실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게 있다면 뭘 할 수 있을것인가를 함께 고민해보기 위해서 이번 강의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양유경 vita@okinews.com


출처: <옥천신문> http://www.oki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7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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