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상호 비평 활발해져야 언론 달라진다”

충북민언련
202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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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은 달라져도 저널리즘은 영원하다” 6월25일 시민언론학교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이봉수 교수 강연

포스트코로나시대 미디어리터러시 능력을 키우기 위한 시민언론학교 첫 번째 강연이 지난 6월25일 열렸다. 세명대 저널리즘 스쿨 이봉수 교수가 ‘언론과 사회; 잘못된 만남과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강연했다.

이봉수 교수는 우리나라는 언론이 정상인 사회가 아니며 우리가 주체적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는 말로 강연을 시작했다. 미디어비평이 중요한데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겨레와 경향의 시민편집인을 지낼 당시 이른바 진보언론이라 불리는 두 매체도 기자들이 비판받는 걸 무척이나 싫어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세명대저널리즘스쿨 이봉수 교수

 

세계 일류 언론에서 배워야

이봉수 교수는 유럽의 신문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며 우리나라 신문들과 비교했다. 서구의 신문에서 우리 언론이 배워야 할 점을 정리해보자. 첫 번째는 디자인 혁신이다. 이봉수 교수는 서구의 신문들이 편집이나 비주얼 면에서 얼마나 디자인 혁신을 추구하는지 설명했다. 이봉수 교수가 직접 사서 모은 다양한 신문들을 수강생들에게 펼쳐 보여주며 설명했다. 가디언지 등이 대판형태에서 베를리너판( 현재의 중앙일보 크기)으로 전환하면서 크기는 줄이되 면수는 늘리며 부록까지 만들어내는 데 우리나라 신문들은 천편일률적인 형태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 유럽의 신문들이 잘하는 점은 바로 ‘정정보도’를 잘한다는 점이다. 뉴욕타임즈의 경우 아예 정정란을 따로 마련해 놓고 철자 하나만 틀려도 대대적으로 알려내고 사과를 한단다. 르몽드도 마찬가지다. 과감한 사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우리 언론은 언론중재위원회 결정이 나고 법적 판단이 나야 마지못해 반론 보도를 한다며 지체된 정정은 정정이 아니라며 우리 언론도 신속하게 사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민편집인 칼럼 (위) 가디언지 모습 (아래) -강의자료 중에서

 

세 번째 미디어 상호 비평이 활발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미디어 간 상호 비판도 하지 않으려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외국 언론들은 그렇지 않단다. 미디어 면을 강화해 비판을 철저히 한다. 네 번째는 오피니언란의 혁신이다. 서구의 신문들은 오피니언란을 늘려가며 주제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카툰을 활용한단다. 이봉수 교수는 우리 신문들은 오피니언 칼럼이 너무나 적은 편이라 아쉽다고 지적했다.

다섯 번째는 바로 부음기사다. 우리나라의 경우 잘못한 일은 적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 언론들은 철저하게 죽은 이의 생애를 비판적으로 쓴단다. 이런 식에 부고 기사를 쓰면 정치인들이 허튼 소리를 하지 않을 거란 말도 덧붙였다. 여섯 번째는 정파성 문제다. 유럽신문들은 정파성을 절제하는 모습을 보이며 진영 논리를 보여주지 않는데 우리 언론들은 그렇지 않다는 거다.

일곱 번째는 이슈를 잘 전하기 위한 노력이다. 사실 우리 신문들에서 제대로 이슈를 다뤄주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서구의 신문들이 이슈를 잘 전달하기 위해 요약하고, 대조하고, 그래픽 등을 활용해 정보와 의견을 전한다고 설명했다. 이봉수 교수는 독자들이 원하는 가치나 비판할 점을 언론이 논리적으로 잘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언론수용자의 역할은

이봉수 교수는 플랫폼은 달라져도 저널리즘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미디어 지형이 아무리 바뀐다한들 저널리즘의 본령은 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 언론이 세계 일류 언론에서 배워야 할 점을 조금이라도 실천한다면 좀 달라질 수 있을까? 이봉수 교수는 우리 언론의 저널리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독자들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자들을 실명 비판하는 것도 중요하고, 댓글을 달고 전화도 하고 잘못된 점은 항의하고 알려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언론학교 두 번째 강연은 오는 7월23일(목) 뉴스톱 김준일 대표가 팩트체크 저널리즘의 모든 것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충북NGO센터 후원으로 열린 시민언론학교 1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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