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지켜나가는 신문, 좋은 뉴스로 살아남고 싶다"

충북민언련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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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이 나아갈 길 ; 풀뿌리 언론과 언론개혁 지역언론의 미래를 그리다
- 시민언론학교 5강 <옥천신문> 황민호 & <충북인뉴스> 김남균


열악한 지역언론의 형편은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지역주민에게 사랑받는 지역언론, 지역의 현안을 파헤치는 탐사보도를 기대하는 일은 꿈같은 이야기일까? 언론개혁은 어쩌면 지역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아닐까? 라는 질문 끝에 바로 우리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델들을 찾았다. 옥천신문 황민호 제작실장과 충북인뉴스 김남균 편집국장이 주인공이다.

옥천신문 황민호 제작실장(좌), 충북인뉴스 김남균 편집국장 (우)


포스트코로나 시대 미디어리터러시 능력 키우기 시민언론학교 마지막 강연 주제로 <지역언론이 나아갈 길 ; 풀뿌리 언론과 언론개혁>이다. 두 사람이 나선 이번 강의는 지난 10월22일 열렸다. 그날 나눈 이야기들의 키워드를 연결하면 자연스럽게 지역언론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옥천신문은 주민들을 만난다

황민호 옥천신문 제작실장은 옥천신문 기자들은 옥천군이 제공하는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쓰는 것이 아니라 발로 뛰고 사람을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기자가 열명인데 제보가 너무 많아 취재기자가 모자라단다. 옥천신문 기사는 네이버에도 나오지 않는 오로지 옥천신문에서만 볼 수 있는 기사이며, 굳이 단독이나 특종이란 말을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황실장은 31년 전에 군민주로 출발한 옥천신문이 옥천을 지켜내면서 옥천에서 말의 우물을 파고 글의 곳간을 팠다며 사람들 이야기를 나눠왔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우리만이 쓸 수 있는 기사를 쓰자

김남균 국장은 뉴스로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만이 쓸 수 있는 기사를 써보자 라고 방향을 전했다며 다른 언론과는 차별적인 보도를 이어왔다고 자부했다. 예를 들면 스쿨미투, 이재학PD사건, 진주산업 건 등 다른 언론들이 보도하지 않는 사안들에 대해서 보도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김남균 국장은 진주산업은 동부지검에서 수사한 결과 과다소각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다른 언론에는 한줄도 보도되지 않았다며 사건을 파헤치는 집요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3년을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면 결과는 나온다며 문제의 시작부터 해결 과정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기록하니까 가치가 있다며 이점이 다른 언론과 차별점이자 충북인뉴스의 존재이유라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찾아오는 마지막 보루가 되자

황민호 제작실장은 주민들이 마지막으로 찾아오는 곳이 바로 옥천신문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옥천신문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기록하는 신문이 있다면 지역을 살아가는 힘이 되지 않겠냐며 우린 지역주민이 원하면 어디든 달려간다고 말했다. 언론이 내 생활 속에 있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고 설명했다.


기자실이 문제다

충북인뉴스 김남균 편집국장 취재기자 3명을 포함해 현재 6명의 인력이 뉴스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며 충북인뉴스의 규모가 결코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역일간지를 봐도 청주 본사에는 대여섯명 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말이다.

김남균 국장은 지역주재 기자들이 머무르는 공간인 기자실 문제도 지적했다. 기자실은 아직도 담배 피우는 곳이 있을 정도이고, 매체에 따라 계급이 나뉘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출입기자단이 광고를 배분하는 행태를 비판하며 기자실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 기자단이 충북인뉴스에 광고를 주면 안 된다고 떼로 몰려와 항의하기도 했다는 일화를 전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기자실에서 생산하는 붕어빵 기사들도 문제라고 짚었다.


커뮤니티 저널리즘을 지원하라

황민호 옥천신문 제직실장은 지방자치제도가 95년도에 시작했지만 지방정부를 견제하는 풀뿌리 언론이 없어 견제를 못하고 있다며 풀뿌리 민주주의를 하려면 일상 속에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역신문을 지원하려면 차라리 커뮤니티 저널리즘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커뮤니티 저널리즘은 나를 돌아보게 하는 거울인데 커뮤니티 저널리즘을 양산하는 기관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지역을 바꾸려면 지역신문이 필요하다며 지역신문은 기초과학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신문이 근간이 되어 다른 매체도 만들어질 수 있다며 사회적 기업 형태로라도 지역마다 신문을 만들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젊은 기자들을 지켜라

황민호 실장은 한 때 신문사를 그만두었을 때 트럭 배달을 하면서 자신이 그동안 못 만난 사람들이 많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사람이 공존하는데 만날 비슷한 사람만 만났던 것 같다며 지역주민을 찾아다니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내용도 달라질 것이다.

김남균 국장은 언론이 건강해지려면 젊은 기자들이 많아져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자를 후원해주고 지켜주는 시스템도 있으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황민호 실장은 기자는 외로운 직업이라며 관계 맺기가 힘들 수 있다. 옥천신문의 경우 기자들은 노동조합이 있어서 힘이 된다고 한다. 기자들의 임금 격차가 크지 않고 주 35시간 근무 등 노동 강도를 줄여가는 노력도 한다고 했다. 황민호 실장은 기자들이 발로 뛰면서 주민을 만나니 실제 구독자수도 늘어나더라면서 기자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지역언론의 미래는...

지역언론은 아무리 어려워도 죽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의 홍보예산으로 연명한다. 오히려 지역엔 새로운 인터넷 언론도 넘쳐난다. 지역에 매체가 넘쳐나지만 지역 현안을 심층적으로 다루는 매체는 부족하다. 이 때문에 지역민주주의도 위기를 낳는다.

지방자치단체의 광고가 아니라 좋은 뉴스를 생산해서 살아남겠다고 밝힌 충북인뉴스 김남균 국장과 옥천신문을 토대로 옥천에 관한 모든 것을 담은 공공정보를 담아내는 문턱 낮은 옥천 앱까지 만들어 모두가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해 옥천을 미디어도시로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밝힌 황민호 실장, 두 사람이 현장에서 치열하게 고민한 지역언론의 해법이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매김 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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