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 자유롭지 않은 언론…소셜네트워크에 주목해야

이수희
2012-11-12
조회수 411

[언론학교2강]이정환기자의 한국언론의 경제보도 진단

“경제민주화와 언론을 말하다”, 2012년 충북민언련 언론학교 두 번째 강연에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가 ‘한국언론의 경제보도 진단’을 주제로 나섰다. 이정환 기자는 경제보도의 문제를 진단하기에 앞서 한국 언론의 구조적인 문제를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에 의지해야 하는 현실

1990년대 이후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기업들의 광고비도 늘어났지만 IMF이후부터는 광고시장도 더 이상 커지질 않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4대 매체 신문, 방송, 잡지,라디오 광고 비율이 높은 편이었지만 이제는 케이블과 인터넷 광고비율도 4대 매체 못지않게 늘어나는 추세다.

신문 구독률은 점차 하락세를 보여 지난 2008년 구독률 조사에서는 36.8% 였다. 아마도 더 떨어졌을 것이다. 게다가 신문은 원가 대비해 적정한 구독료를 받고 있지 않기에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상품이 되버렸다. 그러니 신문들은 열악한 수익구조를 갖게 되고 더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만들어졌다. 이정환 기자는 기업체 관계자들은 15개 일간지에 한번씩 광고를 주려면 3억원정도가 드는데 과연 광고효과가 있는지 의문을 갖는다며 최근에는 협찬이나 후원방식으로 언론사에 돈을 주는 형태를 선호한다는 이야길 들려줬다. 말이 좋아 협찬이지 언론사들을 길들이기 위한 방편이란다. 언론과 광고주의 부적절한 유착 관계는 지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삼성에 자유로운 언론 있나

지난 2008년 삼성은 삼성에 대해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한겨레 신문에 광고를 끊었다. 당시 한겨레가 경영적인 어려움을 겪었다는 얘기는 많이 알려지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용철 변호사의 책 삼성을 생각한다는 신문에 광고를 전혀 낼 수 없었다. 어떤 신문은 서평 관련 기사를 내면서 아예 책 제목을 쓰지 못한 채 광고를 넣기도 한다. 삼성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린 노동자들이 문제가 되자 삼성은 기자들을 데려다가 공장 시설을 견학하게 했다. 이정환 기자도 현장에 갔었는데 삼성측에서는 최신식 설비를 보여주면서 백혈병과는 무관하다는 식으로 설명을 했다고 한다. 이튿날 기사들을 보니 삼성 공장을 홍보해주는 듯한 기사만 보도되었단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과 관련한 왜곡보도가 만들어진 배경에도 언론이 제대로 검증해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경제문제 왜곡보도 많아

이정환 기자는 대표적으로 비정규직, 국민연금, 부동산 대책, 한미FTA문제 등을 한국 경제신문과 주류 신문들이 어떻게 왜곡보도 했는지를 사례를 통해 소개했다. 사실로 구성한 뉴스라 하더라도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을 경우 얼마나 심각한 왜곡이 될 수 있는지를 살펴 볼 수 있었다. 이정환 기자는 언론은 자사의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신문을 비교해서 보고 의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는 조중동이나 MBC와 KBS, 경향신문과 한겨레 등을소비했지만 앞으로는 철저하게 이슈중심, 어젠더 중심으로 소비하게 될 것이라며 소셜미디어와 대안언론에 더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까지 일방적으로 언론보도를 수용하는 소비자였지만 이제는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고, 불특정 다수 익명의 개인들이 여론 형성을 주도하거나 의제를 설정하고 때로는 부정부패를 폭로하고 기득권을 옹호하는 주류 언론의 횡포에 맞서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소셜이 뉴스를 바꾸고 있다

이정환 기자는 지금까지는 완성품이 아니면 유통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뉴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게 될 것이라며, 객관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형식적인 균형을 맞춘 완결된 형태의 뉴스도 여전히 가치가 있지만 오히려 주관을 선명하게 드러내되 소통 과정에서 완성돼 가는 형태의 뉴스가 주목받게 될 거라고 말했다. 또 소셜네트워크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며 비영리 공익 저널리즘 형태를 소개하며 주문형 기사 제작 시스템, 인터뷰 행동단, 크라우딩 소스 저널리즘 등 대안 미디어 모델도 제시했다.

15일 강연 족벌언론의 실체 다룰 예정 

이른바 주류 언론이라고 불리는 신문들이 경제 의제에 대해 얼마나 왜곡보도를 일삼았는지, 구조적인 한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다음 언론학교 강연에서는 주류 언론의 속살을 더 파헤쳐볼 예정이다. 신학림 전 언론노조 위원장이 족벌언론의 실체에 대해 오는 15일 강연할 예정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