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선거보도 4차 보고서] 대부분 '말잔치' 중계했지만, 약자 참정권 보장 문제 조명하기도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충북 선거보도 4차 보고서] 대부분 '말잔치' 중계했지만, 약자 참정권 보장 문제 조명하기도


 

· 모니터 기간: 2022년 2월 28일(월) ~ 3월 8일(화)

· 모니터 매체

- 신문 : 동양일보, 충청타임즈, 충북일보, 중부매일

- 방송 : KBS충북(뉴스9), MBC충북(뉴스데스크 충북), CJB청주방송(CJB 8뉴스)

 

선거 전날까지 지역언론에서는 많은 보도들이 쏟아졌다. 보도량은 팽창했지만 언론은 공약을 정리해 전하는 보도형식을 그대로 답습하며, 기존 선거보도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참정권 사각지대를 조명하는 몇몇 보도들이 발견된 점은 긍정적이었다. 기존에 일주일치(평일 5일) 분석 내용을 담았던 것과 달리 이번 4차 보고서의 모니터 기간은 선거 전날인 3월 8일까지이다. 선거 전 보도를 살펴본 마지막 리포트이다.



검증 없는 '말잔치' 그대로 중계하는 언론

MBC충북은 2월 28일 <"중량감으로 지역 발전" 정우택 후보 공약 1>,  3월 1일 <"30대 워킹맘이 나섰다" 김시진 후보 공약2>, 2일 <"자국민부터 챙겨야" 박진재 후보 공약 3>, 3일 <"청주 지하철 내가 먼저" 안창현 후보 공약> 등을 시리즈로 선보이며 대통령 선거에 가려진 청주 상당구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들을 조명했다. CJB도 3월 1일 스튜디오에서 <청주 상당 재선거 공약 점검/ 정우택·김시진>,  2일 <청주 상당 재선거 공약 점검/ 박진재·안창현>를 통해 차례로 재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을 정리했다.

두 보도의 기획 취지는 좋았으나, 내용 면에서는 시민들의 판단이나 전문가들의 검증이 전혀 없이 후보자의 입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보도에 그쳤다. 유권자가 정보 습득의 한계로 공약의 이행 가능성이나 실효성을 판단하기 힘든 점을 고려해, 분석이나 검증의 작업을 거쳐 유효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언론의 역할이다.


선거의 목전까지 신문사들의 '복붙' 보도도 계속됐다. 대부분의 선거 보도가 충북이 캐스팅보트임을 강조하며, 각 후보들이 충북의 표심을 얻기 위해 지역에 방문하여 총력전을 펼친다는 내용이었다. 지역을 방문한 후보들의 유세에서도 이들이 말하는 공약과 비전보다는 “위기 극복 총사령관, 유능한 경제 대통령이 돼 국민 기대에 보답할 것”, 편하게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반드시 윤 후보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라며, 제목부터 내용까지 후보자와 정당의 행보만 전달하는 식의 똑같은 말이 반복됐다. 정작 유권자에게 필요한 정책의 구체적 내용이나 실현 가능성은 찾을 수 없었다. [충북 선거보도 1차 보고서]의 "신문사 이름만 가려놓으면 어느 곳의 신문인지 구분조차 할 수 없다."는 말이 마지막까지 유효하게 수미상관을 이루는 대목이다.



거센 '네거티브 공세', 신중하게 전달하는 MBC충북


MBC충북은 2월 28일 <추미애, 박진 대선 지원 유세 대결>에서 민주당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과 국민의 힘 박진 의원의 충북 유세 행보를 전했다. 이 리포트는 앵커멘트부터 두 인물이 "충북을 찾아 상대 후보들을 맹비난" 했다면서, 비난 일색인 대선 지원 유세에서 나온 정치인들의 발언을 한 발 떨어진 태도로 신중하게 보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내용에서도 청주를 찾은 추미애 전 장관이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를 비난하는데 유세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고 짚어냈다. 상대를 헐뜯는 정치인의 말을 아예 전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언론의 태도가 시청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언론의 태도는 바람직하다. 



신문 보도에서 이제야 보이는 소수 정당

온통 빨갛고 파랗던 지면 안에서 선거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소수 정당 후보을 다룬 보도가 보였다. 3월 4일 중부매일 3면 <이경희 "통일한국 시대 열 것" 완주 의지 피력>에서는 통일한국당 이경희 후보의 특별기자회견을 다뤘다. 이외에도 6면 <'사위' vs '아들' vs '적자'… 충청 票心 잡아라>에서 이재명·윤석열 후보와 함께 이경희 후보의 충청권 공약을 소개하기도 했다. 후보들의 각종 충청 연고를 헤드라인으로 뽑으며 지역주의를 부추겨 보도한 것은 아쉬우나, 소수 정당의 후보가 거대 양당의 후보와 조명된 것은 처음이었다. 

이외에도 3월 4일 충북일보 6면 <"새로운 진보정치 미래 열겠다">와 충청타임즈 2면 <여야 사전투표 하루전 불꽃 유세전>에서는 충북을 방문한 진보당 김재연 후보의 유세 발언이 실렸다. 유권자에게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하려면 정치권력에서 소외된 후보들에게도 충분한 지면이 돌아가야 한다. 특히 언론은 다양한 후보자와 정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약자의 참정권 보장 문제 조명한 충북일보, KBS충북

3월 4일 충북일보 1면 <"중증장애인도 손쉽게 투표할 권리 달라">에서는 참정권이 있음에도 투표하기가 어려운 이동 약자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청주시의 특장차(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특별교통수단)는 51대로 법정대수 82대에 비해 적은 편이고, 시내버스 총 483대 중 저상버스는 139대임을 지적하며, 이런 상황에서 교통 약자들은 투표소에 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을 드러냈다. 또한 선관위에서 이들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제공하는 다양한 편의를 소개해, 교통약자 시민들이 참정권 행사에 어려움이 없도록 안내했다.



3월 8일 KBS충북 <“공보물 어렵고 투표 보조 제한”…발달장애인 깜깜이 선거 우려> 리포트도 발달장애인의 참정권 문제를 다뤘다. KBS충북은 장애인 지원책에서도 소외된 발달장애인의 현실을 조명했다. 신체장애인의 경우 기표소 안에서도 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발달장애인의 경우 선관위가 현장에서 판단해 '외형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보일 경우'에만 투표 보조를 받도록 했다는 맹점을 지적했다. 발달장애인이 어려운 용어가 많은 공보물을 해석하기 힘들다는 점도 잘 짚었다. KBS충북은 발달장애인의 참정권 보장을 위한 세심한 정책을 주문했다. 참정권에서 소외받는 약자들의 현실을 알려 제도와 현실을 바꿔나갈 수 있게 하는 돋보이는 기사였다.

충북일보와 KBS충북 보도는 정쟁만 남은 대선 국면에서 쉽게 지워지는 약자들의 현실을 조명하면서도, 모든 시민이 동등하게 참정권을 행사하고 있는지 살펴본 좋은 보도였다.



선거 직전까지 이어진 KBS충북 여론조사 보도

KBS충북은 3월 2일부터 7일까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선미디어감시연대가 지난 2월 16일 발표한 1차 선거보도 모니터 보고서 <기자 취재 대신하는 '여론조사'와 특별취재 없는 '특별취재팀'>에서는 언론이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도하는 일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언론에 신중함을 주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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