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공원 논란 반박 대 반박이 전부인가

충북민언련
2019-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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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베스트&워스트]도시공원논란 방송3사 보도 살펴보니

지난주 베스트&워스트, 이번에도 별도의 베스트 & 워스트 보도를 따로 선정하지 않았다. 지난 주 가장 뜨거웠던(?) 핵심 이슈인 도시공원 민간개발을 둘러싼 논란을 방송 3사 뉴스가 어떻게 보도했는지 살펴봤다.

지난 8일 한범덕 청주시장은 청주시의 도시공원 8곳을 모두 민간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지난 3월에만 해도 민관거버넌스의 결정에 따라 구룡산 매입 방안을 강구해보겠다는 입장을 직접 밝혔던 것과는 달라진 결정이다.

MBC 충북은 9일 <도시공원 반반의 선택 반발 여전>(허지희 기자)에서 청주시가 도시공원 민간개발 방침을 밝혔고 구룡공원에 대해 100억원 들여 생태환경적으로 가치가 높은 지역만 일부 매입하겠다는 결정을 한 것에 대해 공원 매입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는 부산이나 경기도 지자체와 비교해 너무 적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며 박완희 청주시의원과 허창원 충북도의원 등이 아파트 개발을 사실상 허용하는 방침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는 등 진통이 가시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 KBS4월 10일 보도 화면 캡쳐.

형평성 논란? 가치 판단은 누가하나

CJB는 9일 <“구룡공원, 지방채 투입”…형평성 논란>(홍우표 기자)에서 청주시가 구룡공원에 100억원 가량 시비를 투입하는 것에 대해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CJB는 민간개발사업자에게 개발면적 축소나 위치변경을 제안해도 될 일인데 100억원을 지방채를 발행해서 써야겠냐는 식으로 보도했다. 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는 건지에 대해서는 자세한 설명이 없다. 그리고 CJB는 이 보도에서 민관협의체가 단일 합의한을 도출하지 못한 것을 한범덕 시장이 “결자해지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결자해지라는 표현이 적합한지도 의문이다. 구룡공원을 시비를 들여서라도 매입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던 시장이 민관거버넌스 회의 결정을 무시하고 입장을 바꾼 것을 결자해지라고 평가한 걸 적절하다고 볼 수 있나?!

한편 KBS청주는 한범덕 시장의 발표 내용을 단신으로 전했을 뿐 별도의 리포트를 하지 않았다.

한범덕 시장이 이처럼 민간공원 개발방침을 발표하자 이에 대해 도시공원지키기 대책위원회와 산남동 주민, 시민사회단체 등이 나서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시의 도시공원 민간개발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이 기자회견은 MBC충북과 KBS청주가 10일 자세하게 보도했다. CJB는 단신으로 전했다.

반박대 반박, 그 다음은?

MBC충북은 10일 <'민간개발 재검토하라' 도시공원 놓고 전면전>(허지희 기자)에서 청주시 입장에 도시공원 대책위원회가 반박에 나섰고 청주시도 재반박하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며 청주시 결정에 시민단체와 주민들이 “전면전”을 예고했다고 앵커멘트에서 전했다.

KBS청주 역시 대책위의 기자회견과 청주시의 반박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거버넌스 무시' vs '사실과 달라'>(한성원 기자)에서 환경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고 청주시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고 앵커멘트를 했다. 이 보도에서는 대책위 기자 회견 내용을 상세하게 전하며 발언을 중점적으로 소개했고, 기자회견 내용에 대한 청주시 입장을 전하며 기자는 “ 장기 미집행 공원을 둘러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두 보도에서는 대책위의 기자회견 내용을 상세하게 전했다. 그러니 기계적 균형에서 벗어났다고도 볼 수 있다. 대책위가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했고, 청주시가 다시 재반박에 나섰다는 게 전부이다. 무엇이 쟁점이고, 청주시나 대책위가 내세우는 내용이 타당한 것인지를 검증하는 내용이 없다. 갈등 상태만 부각시킨 셈이다. 이 문제를 접하는 지역주민 입장에서 이들 보도들을 제대로 이해했을지 의문이다.

시민사회에 대한 몰이해 드러나

지난 11일엔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대표들이 청주시장과 면담을 갖고 청주시 현안에 대해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 내용을 MBC <개발과 보존 '충돌' 논란의 청주>와 CJB <발끈한 한범덕 “참견할 일 아니다”>에서 리포트로 전했다. MBC는 “요즘 청주가 개발과 보존이 충돌하는 문제들로 시끄러운데 급기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따지겠다며 청주시장을 찾아갔다. 청주시장도 호락호락 물러서지 않았다”는 앵커멘트로 보도를 소개하며 시민사회단체 대표 발언과 청주시장 답변을 순서대로 그대로 전했다.

CJB는 테크노폴리스 유적 유물 보존 문제에 대해서 한범덕 시장이 과도한 시정간섭이라며 불쾌해 했다는 사실을 중점적으로 전했다. CJB는 시민단체를 우군 삼아온 한범덕 시장의 반응이 싸늘했다는 표현도 했다.

한범덕 시장이 시민단체를 우군 삼아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시정에 대한 비판에 전문가가 아니니 말하지 말라는 식으로 불쾌감을 드러내고 과도한 시정간섭이라 말하는 시장의 태도에 대해 비판하지 않았다.

청주시 현안에 대해 질문하는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따지겠다고 찾아갔다, 시장의 우군이 아니다. 과도한 시정간섭이다”라고 말하는 게 과연 정당한가. 한범덕 시장이나 언론이나 문제제기하고 비판하는 시민단체의 역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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