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B청주방송 등 ‘대주주 아닌 척’ 교묘하게 시청자 속이는 보도 실태와 원인 파헤쳐
민방들, 대주주 관련 보도 건수 축소 보고해도 방통위는 '뒷짐만'
뉴스타파가 최근 <지역 민방 ‘대주주 보도’ 추적: 新족벌의 발견>(클릭) 시리즈를 세 편에 걸쳐 연재했다. 예비언론인 네 명(박인규, 이자인, 장한서, 황다혜)이 뉴스타파에서 탐사저널리즘 연수를 받고 내놓은 결과물이다. 연수생 박인규 씨는 민영방송(이하 민방)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와 관련해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대주주의) 실제 영향력이 과연 보도에까지 개입하는지 여부에 관심을 갖고 이를 검증해보고자 했다'라고 취재 의도를 밝혔다.
연수생 취재팀은 지역 사회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민방 회장들이 자사 방송을 어떻게 사유화하는지 들여다보고 그들의 보도 행태를 분석해 유형화했다. 충북 지역 민영방송사인 CJB청주방송은 지난해 故 이재학 피디 사망 사건 등으로 인해 기형적인 인력운용 구조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크게 논란을 산 만큼 비중 있게 다뤄졌다.
뉴스타파는 CJB청주방송을 비롯해 서울방송(SBS)과 제휴를 맺는 지역 민영방송 9개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취재팀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각 민방의 감사보고서를 확보해 대주주와 소유 지분을 확인했다. 이어 자사 대주주 소식을 다룬 민방의 보도 건수를 타 방송사와 비교해보고, 해당 기사들의 내용 분석을 통해 민방이 시청자의 눈을 교묘히 가리고 대주주의 이익을 수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관리·감독 의무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점도 기사를 통해 제기됐다.
KBS와 MBC는 안 다루는 '회장님' 동정 보도
뉴스타파는 7개의 지역 민방(CJB, G1, JIBS, JTV, KBC, TBC, UBC)이 대주주의 다양한 직함을 방송에 활용해 자사 회장이 아닌 척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정 보도 속 대주주에게 달리는 대표적인 직함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다. 뉴스타파는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과 더불어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대한상공회의소'라며 '민방의 사주들도 지역 상공회의소 수장 자리를 대거 꿰차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CJB청주방송 이두영 의장도 2018년부터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기업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모습이 CJB 보도에 수차례 등장했다. 이 의장이 지역 내외 정치인, 자치단체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노출하여, 지역사회 내 이 의장의 영향력을 키우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뉴스타파는 시청자 입장에서 이 의장이 CJB의 대주주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불가능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나머지 6개 민방도 사정은 비슷했다.
CJB는 뉴스타파에 '대주주 관련 리포트가 아니라 청주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참여해야 하는 지역 경제 현안과 관련한 보도'라고 해명했다. CJB 주장대로, 보도 가치가 있다면 민방 대주주의 소식도 뉴스로 다뤄져야 마땅할 것이다. 연수생들은 이러한 반론에 같은 지상파인 KBS와 MBC의 보도를 분석, 비교해 제시하며 민방 '회장님' 동정 보도의 뉴스 가치에 의문을 던졌다.
뉴스타파는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가 지역 공동체와 민주주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기사에 실었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제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는 기사에서 '대주주의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논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지역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는 길'이라면서, '극심할 경우 민방이 도리어 지역사회의 여론을 왜곡하고 분탕질할 수 있어 사회적 흉기로 다가올 개연성마저 있다'라고 경고했다.
자의적 축소 보고에도 방통위는 '뒷짐만'
지역 민영방송이 공익적 가치보다 대주주의 이익을 옹호하는데 앞장서 왔다는 점은 전문가와 언론 관계자들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역 민방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재허가 심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 여러 방안이 제시되어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민방 재허가 심사 조건에 '대주주 보도 보고서' 제출이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지역 민방은 연 2회, 자사 방송에 대주주 관련 내용이 얼마나 방송됐는지 집계해 방통위에 보고해야 한다.
지난해 7개 지역 민방이 방통위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도 건수는 모두 25건이다. CJB 8건, KBC 7건, G1 6건, UBC 3건, JTV 1건, JIBS와 TBC는 대주주 관련 보도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뉴스타파가 집계한 결과보다 대폭 축소된 수치였다. 각 민방 대주주들이 뉴스에 자사 회장 외 여러 직함으로 보도됐지만, 민방 사측이 이를 누락한 것이다.
CJB의 경우 뉴스타파에 '두진건설', '청주상공회의소'로 검색한 결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 CJB 이두영 의장은 충북상공회의소 협회의장, 충북경제단체협회장 등 다양한 직함으로 보도됐다.
더 큰 문제는 방통위가 민방이 제출한 사실과 다른 자료에 의존해 재허가 조건 이행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방통위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민방의 보고서 제출만 의무화했을 뿐, 실제 보고서를 어떤 내용으로 작성할지 세부 지침조차 마련하지 하지 않았다. 기준이 없기 때문에, 각 민방이 여러 방식으로 사주의 동정을 보도하며 자의적으로 보고 건수를 집계해 올려도 문제를 삼을 수 없는 상황이다.
뉴스타파는 방통위의 수수방관이 지역 민방 사유화 문제의 해결을 요원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기사를 통해 여과없이 드러냈다. 뉴스타파는 취재 과정에서 수집한 '최근 5년간 지역 민방 대주주 관련 보도 목록'을 뉴스타파 데이터 포털에 공개하며, 결국 시청자와 시민의 감시만이 민방을 정화할 수 있다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CJB청주방송 등 ‘대주주 아닌 척’ 교묘하게 시청자 속이는 보도 실태와 원인 파헤쳐 민방들, 대주주 관련 보도 건수 축소 보고해도 방통위는 '뒷짐만'
뉴스타파가 최근 <지역 민방 ‘대주주 보도’ 추적: 新족벌의 발견>(클릭) 시리즈를 세 편에 걸쳐 연재했다. 예비언론인 네 명(박인규, 이자인, 장한서, 황다혜)이 뉴스타파에서 탐사저널리즘 연수를 받고 내놓은 결과물이다. 연수생 박인규 씨는 민영방송(이하 민방)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와 관련해 일련의 사건들이 있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대주주의) 실제 영향력이 과연 보도에까지 개입하는지 여부에 관심을 갖고 이를 검증해보고자 했다'라고 취재 의도를 밝혔다.
연수생 취재팀은 지역 사회의 지배자로 군림하는 민방 회장들이 자사 방송을 어떻게 사유화하는지 들여다보고 그들의 보도 행태를 분석해 유형화했다. 충북 지역 민영방송사인 CJB청주방송은 지난해 故 이재학 피디 사망 사건 등으로 인해 기형적인 인력운용 구조가 외부에 알려지면서 크게 논란을 산 만큼 비중 있게 다뤄졌다.
뉴스타파는 CJB청주방송을 비롯해 서울방송(SBS)과 제휴를 맺는 지역 민영방송 9개사를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취재팀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서 각 민방의 감사보고서를 확보해 대주주와 소유 지분을 확인했다. 이어 자사 대주주 소식을 다룬 민방의 보도 건수를 타 방송사와 비교해보고, 해당 기사들의 내용 분석을 통해 민방이 시청자의 눈을 교묘히 가리고 대주주의 이익을 수호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의 관리·감독 의무가 사실상 유명무실한 점도 기사를 통해 제기됐다.
KBS와 MBC는 안 다루는 '회장님' 동정 보도
뉴스타파는 7개의 지역 민방(CJB, G1, JIBS, JTV, KBC, TBC, UBC)이 대주주의 다양한 직함을 방송에 활용해 자사 회장이 아닌 척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동정 보도 속 대주주에게 달리는 대표적인 직함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다. 뉴스타파는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과 더불어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가 대한상공회의소'라며 '민방의 사주들도 지역 상공회의소 수장 자리를 대거 꿰차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타파 취재 결과 CJB청주방송 이두영 의장도 2018년부터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기업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모습이 CJB 보도에 수차례 등장했다. 이 의장이 지역 내외 정치인, 자치단체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노출하여, 지역사회 내 이 의장의 영향력을 키우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뉴스타파는 시청자 입장에서 이 의장이 CJB의 대주주라는 사실을 알아차리기 불가능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나머지 6개 민방도 사정은 비슷했다.
CJB는 뉴스타파에 '대주주 관련 리포트가 아니라 청주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참여해야 하는 지역 경제 현안과 관련한 보도'라고 해명했다. CJB 주장대로, 보도 가치가 있다면 민방 대주주의 소식도 뉴스로 다뤄져야 마땅할 것이다. 연수생들은 이러한 반론에 같은 지상파인 KBS와 MBC의 보도를 분석, 비교해 제시하며 민방 '회장님' 동정 보도의 뉴스 가치에 의문을 던졌다.
뉴스타파는 대주주의 방송 사유화가 지역 공동체와 민주주의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기사에 실었다. 김재영 충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제4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는 기사에서 '대주주의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논조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지역 민주주의가 무너질 수 있는 길'이라면서, '극심할 경우 민방이 도리어 지역사회의 여론을 왜곡하고 분탕질할 수 있어 사회적 흉기로 다가올 개연성마저 있다'라고 경고했다.
자의적 축소 보고에도 방통위는 '뒷짐만'
지역 민영방송이 공익적 가치보다 대주주의 이익을 옹호하는데 앞장서 왔다는 점은 전문가와 언론 관계자들을 통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지역 민방의 공공성을 높이기 위해 재허가 심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등 여러 방안이 제시되어왔다. 이러한 배경에서, 민방 재허가 심사 조건에 '대주주 보도 보고서' 제출이 포함됐다. 지난해부터 지역 민방은 연 2회, 자사 방송에 대주주 관련 내용이 얼마나 방송됐는지 집계해 방통위에 보고해야 한다.
지난해 7개 지역 민방이 방통위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보도 건수는 모두 25건이다. CJB 8건, KBC 7건, G1 6건, UBC 3건, JTV 1건, JIBS와 TBC는 대주주 관련 보도가 없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는 실제 뉴스타파가 집계한 결과보다 대폭 축소된 수치였다. 각 민방 대주주들이 뉴스에 자사 회장 외 여러 직함으로 보도됐지만, 민방 사측이 이를 누락한 것이다.
CJB의 경우 뉴스타파에 '두진건설', '청주상공회의소'로 검색한 결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으나, 실제 CJB 이두영 의장은 충북상공회의소 협회의장, 충북경제단체협회장 등 다양한 직함으로 보도됐다.
더 큰 문제는 방통위가 민방이 제출한 사실과 다른 자료에 의존해 재허가 조건 이행 여부를 판단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뉴스타파는 방통위가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통위는 민방의 보고서 제출만 의무화했을 뿐, 실제 보고서를 어떤 내용으로 작성할지 세부 지침조차 마련하지 하지 않았다. 기준이 없기 때문에, 각 민방이 여러 방식으로 사주의 동정을 보도하며 자의적으로 보고 건수를 집계해 올려도 문제를 삼을 수 없는 상황이다.
뉴스타파는 방통위의 수수방관이 지역 민방 사유화 문제의 해결을 요원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기사를 통해 여과없이 드러냈다. 뉴스타파는 취재 과정에서 수집한 '최근 5년간 지역 민방 대주주 관련 보도 목록'을 뉴스타파 데이터 포털에 공개하며, 결국 시청자와 시민의 감시만이 민방을 정화할 수 있다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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