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선거보도 2차 보고서] 네거티브 확성기 습관 버리지 못했지만, 볼만한 정책 보도도 다수

충북민언련 사무국
2022-02-23
조회수 2083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충북 선거보도 2차 보고서]

네거티브 확성기 등 습관 버리지 못했지만, 볼만한 정책 보도도 다수




√ 모니터기간 : 2022년 2월 14일(월) - 2월 18일(금)

√ 모니터대상

- 신문 : 동양일보, 충청타임즈, 충북일보, 중부매일

- 방송 : KBS충북(월-금 뉴스7), MBC충북(뉴스데스크 충북), CJB청주방송(CJB 8뉴스)

 

지난 15일 공식 대선 후보 선거운동 기간에 돌입하면서 충북권 언론에도 관련 기사가 적극적으로 보도됐다. 지상파 3사는 5일간 CJB청주방송 10건, KBS충북 11건, MBC충북 9건의 보도를 내놨다. 2월 14일(월) - 18일(금) 사이에는 여전히 후보의 네거티브 여론전을 그대로 중계하는 보도 행태가 있었던 반면, 유권자의 선택을 돕는 의미 있는 보도도 여러 건 발견돼 선거 보도에 대한 방송사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방송뉴스, ‘4파전·VS’ 대결 구도 강조

 

대선 선거운동 시작 전날인 14일(월)에는 청주 상당구 재선거 관련 보도가 지상파 3사에서 일제히 나왔다. 지양해야 할 언론의 보도 행태가 리포트에 고스란히 등장했다. 해당 지역구에서는 국민의 힘 정우택 후보에 대항하는 무소속 세 명의 후보가 각기 다른 강점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상파 3사는 전쟁이나 게임 용어를 남발하면서 경쟁 구도를 부각하는 보도 행태를 보였다. 

CJB청주방송은 <청주 상당 4파전...“힘 있는 5선” VS “세대교체”>, KBS충북 <청주 상당 재선거 4파전…본격 선거전 돌입>,  MBC충북 <막 오른 청주 상당 재선거 '국민의힘 VS 무소속'> 등 3사 리포트의 제목에서부터 대결 구도를 강조하는 '4파전' · 'VS' 같은 구태의연한 표현들이 등장했다. 

 



언론은 별다른 고민 없이 관성적으로 전쟁용어를 선거보도에 활용하고 있다. 이 같은 언론의 기사 작성 습관은 선거를 승자·패자를 결정하는 전쟁이나 싸움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선거의 중심은 민의가 반영된 유권자의 선택이지 승자나 패자가 된 정치인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네거티브 확성기 역할 자처한 언론

 

후보들의 함량 미달 발언이나 상대 후보를 무분별하게 헐뜯는 언사를 그대로 기사에 옮겨내어 네거티브전의 확성기 역할을 하는 보도 행태도 눈에 띄었다.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 청주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출정식 기사에는 양당의 네거티브전이 고스란히 뉴스에 담겼다.

MBC충북에서 15일(화)에 나온 <"정책도 모른다"vs"좌파정권 종식" 선거전 돌입> 보도는 제목부터 후보들의 네거티브전을 그대로 중계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리포트에서는 이장섭 민주당 충북선대위원장의 “정권의 비판만 일삼는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는 또다시 상주 아닌 상주가 될지도 모릅니다”라는 발언과 정우택 국민의힘 충북선대위원장의 “좌절과 고통을 줬던 이 문재인 정권에 이제 좌파 독재 정권을 종식시켜야 될 때가 바로 다가왔습니다”라는 발언이 전파를 탔다.

 

 

같은 날 KBS충북 <충북 정치권 선거운동 시작…대선 체제 돌입> 보도도 거의 동일한 멘트가 들어갔다. 불필요한 네거티브전을 벌이는 정치인들의 말을 언론이 그대로 보도할 필요는 없다. 이러한 보도는 유권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할 뿐이다. 언론은 정치인이 하는 발언의 적절성을 판단함과 동시에 부적절한 부분은 배제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공약 중심 보도, 소수정당 다룬 보도 잇따라

 

이 기간에는 유권자 선택을 돕기 위해 정당과 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소개하는 방송 보도가 속속 발견됐다. 그러나 후보들이 제시한 공약이 합리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인지 점검해주는 보도는 없었다.

MBC충북은 <선택 2022> 기획보도 시리즈를 통해 대선후보들의 충북 공약을 집중 보도했다. 15일 <대선 후보의 충북 공약 ①이재명>, 17일 <대선 후보의 충북 공약 ②윤석열>등을 차례로 보도하며 각 후보들이 내놓은 충북 지역 공약을 정리해 제시했다. 각각 보도의 길이가 4분17초, 3분 52초로 리포트치고는 긴 시간을 할애해 충분한 내용을 담았으며, 자막 등 그래픽을 활용해 충분한 이해가 가능하도록 제작했다. 특히 시·군·구별로 정책을 구분해 해당 지역구 유권자들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한 점이 돋보였다. 



CJB는 14일 ‘뉴스브리핑’ 코너(<이재명·윤석열 충북 공약, ‘비슷한 큰 그림'>)에서 이재명·윤석열 충북 공약을 비교했다. 기자가 스튜디오에 출연해 그래픽을 통해 공약을 효과적으로 전달한 점은 긍정적이나, 거대 양당 후보의 공약만 비교한 점은 부족했다.

소수정당을 다룬 보도도 있었다. 선거 보도가 극단적으로 거대 양당 위주이며 소수정당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CJB가 18일 <노동당 이백윤 대선후보 "기후위기는 직면한 현실"> 단신 보도에서 노동당 이백윤 대선후보가 충북을 찾아 지지를 호소한 소식을 다뤘다. 간략하게나마 이 후보의 환경 공약을 전하면서,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실히 충족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해당 소식을 다룬 충북권역 언론사는 CJB가 유일했다.

 

 




대선에 가려진 지방선거


 



신문보도는 본격적으로 선거 운동이 시작되자 대선 관련 보도량이 소폭 상승했다. 14일과 15일은 윤석열·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이슈가, 이후에는 이재명·윤석열 후보가 지역을 방문하며 꺼낸 각종 ‘지역 맞춤’ 공약이 보도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상황과 더불어 거대양당이 대선에 집중하는 차원에서 지선 출마예정자들의 선거 운동을 제한했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는 지선 선거구 획정을 2달 이상 미루고 있다. 언론은 이렇듯 지방선거가 대선에 가려지고 있는 형국을 비판했다.

2월 17일 충청타임즈 2면 <대선만 관심 … 지선 선거구 획정 뒷전>, 2월 18일 충청타임즈 2면 <오늘 지선 예비후보자 등록 `맥빠진 총성'>, 2월 18일 중부매일 11면 사설 <지방선거 '실종' 이대로 괜찮은가>에서는 현 상황에 대해 비판하며, “지방선거가 그 자체로 움직일 수 있게 해달라”고 강조했다.

 

 거대양당만을 조명하는 신문사


모든 신문보도가 거대양당에 특히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지만, 그 중 동양일보가 가장 심각했다. 중부매일은 다른 신문사에서 언급하지 않은 국가혁명배당금당까지 언급했고, 충북일보는 타 신문사에 비해 정당별 언급량 차이가 덜했다. 충북권역 신문보도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당은 더불어민주당, 다음으로 국민의힘이었다. 언급 횟수로만 보면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보도 수가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면의 크기와 내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신문사가 그림1처럼 거대양당에게는 지면의 75% 가량을 내어주며 비율까지 반반 맞추는 정성을 보였으나, 이외의 당은 짧게 언급만 하는 경우가 많았다.

 


▶ 2월 14~18일 충북지역 모니터 매체 신문사 선거 관련 오피니언·사설 목록

<동양일보>

16일 15면 대통령선거는 나라와 국민 명운이 걸린 일이다

17일 15면 ‘광 팔이’ 안철수 후보의 구걸 정치 신물난다

 

<중부매일>

15일 10면 ‘대통령은 누구인가’

16일 10면 지역정책,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16일 11면 위기에 처한 지방자치의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17일 8면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

18일 11면 지방선거 ’실종‘ 이대로 괜찮은가

 

<충북일보>

15일 9면 화쟁을 대선 시대정신으로

16일 8면 유권자의 불평 “대통령감이 없다”

16일 9면 이재명과 윤석열의 외교·안보관

17일 8면 한심한 저주 의식까지

 

<충청타임즈>

14일 8면 정치풍토 바꾸는 계기 돼야

14일 9면 30%보다 15%가 대접받는 선거

15일 9면 신뢰하고 칭송하는 대통령을 갖고 싶다

18일 9면 후회없는 복지인들의 선택이 되기를




▶ 2022 대선미디어감시연대 충북지부 1차 보고서 보러가기 

[충북 선거보도 1차보고서] 기자 취재 대신하는 '여론조사'와 특별취재 없는 '특별취재팀'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