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싸울 겁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만난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말이다.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프리랜서라 불리는 노동자,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재판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 증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무려 15년을 일했다. 그는 정규직 직원 못지않게 아니 더 열심히 일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여러 번 물었다. 어떻게 그런 대접을 받으며 오래도록 일할 수 있었냐고. 그는 일하는 게 재밌었다고, 사명감을 갖고 일했노라고, 수많은 밤을 회사에서 지새우면서도 힘든 줄 몰랐노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보다 동료들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도 동료들을 위해서였다. 내가 이 문제를 지역사회에 알리자고 이야기했을 때 가장 걱정했던 것도 동료들이었다. 자신을 위해 증언해준 동료들이 지금 회사로부터 압박을 많이 받는다며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 CJB청주방송 대주주인 이두영 회장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노라고, 그래서 그 누구도 믿지 못하겠노라고, 법을 통해 꼭 노동자 지위를 확인 받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를 설득하지 못했다. 그는 내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 고맙다고 말하고 일어섰다. 그 이후 재판소식이 궁금해 연락했을 때는 회사 측이 재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그렇게 재판이 늦어지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부고 소식을 들었다. 나는 결국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가 긴 시간을 외롭게 싸우고 있을 때 힘이 되어 주지 못했다.
그가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죽음을 선택한지 일주일이 넘었다. 법적으로 프리랜서가 아니라 노동자임을 인정받고자 했던 그에게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를 변호했던 이용우 변호사에 따르면 CJB는 고인의 동료에게 회유와 협박을 하고 위증을 했으며, 그의 노동자 지위를 확인한 법률 검토를 미리 마쳤으면서도 재판 과정에서는 모른 체 했다고 한다. CJB는 철저하게 책임을 회피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CJB 편을 들었다. 왜일까. 역시 CJB의 대주주 이두영 회장의 힘이 작용한 것일까?
그가 죽고나자 CJB는 지난 7일 임직원 일동의 명의로 진상규명에 나서겠노라고, 프리랜서 처우개선에 나서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명백히 밝히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 더군다나 CJB의 노동자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몰은 최종 책임자인 이두영 회장은 여전히 자신은 회사 경영에 관여하는 바가 없다고 말한다. 이게 과연 임직원들이 책임질 일인가?
많은 단체에서 성명을 발표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방송노동계의 현실을 비판했다. 그가 살아서 외롭게 싸울 때 연대하지 못했던 책임, 모른 척 했던 책임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부끄럽다. 부끄러워서 미치도록 괴롭다. 오늘은 그의 동생이 기자회견에 나서서 청주지역 언론이 이번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왜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시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겠다. 우리 단체가 내야 할 목소리 아닌가?!
내일 지역에선 CJB의 부당해고 노동자 고 이재학 PD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다. 고인의 억울함을 풀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금 삼가 고인의 영면을 빕니다!
“끝까지 싸울 겁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해 7월 처음으로 만난 그가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말이다. 자신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프리랜서라 불리는 노동자, 동료들을 위해서라도 재판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했다. 스스로 증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무려 15년을 일했다. 그는 정규직 직원 못지않게 아니 더 열심히 일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 여러 번 물었다. 어떻게 그런 대접을 받으며 오래도록 일할 수 있었냐고. 그는 일하는 게 재밌었다고, 사명감을 갖고 일했노라고, 수많은 밤을 회사에서 지새우면서도 힘든 줄 몰랐노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보다 동료들을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도 동료들을 위해서였다. 내가 이 문제를 지역사회에 알리자고 이야기했을 때 가장 걱정했던 것도 동료들이었다. 자신을 위해 증언해준 동료들이 지금 회사로부터 압박을 많이 받는다며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말했다. 지역사회에서 CJB청주방송 대주주인 이두영 회장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노라고, 그래서 그 누구도 믿지 못하겠노라고, 법을 통해 꼭 노동자 지위를 확인 받겠다고 말했다.
나는 그를 설득하지 못했다. 그는 내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 고맙다고 말하고 일어섰다. 그 이후 재판소식이 궁금해 연락했을 때는 회사 측이 재판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지연되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그렇게 재판이 늦어지고 있다고만 생각했는데 부고 소식을 들었다. 나는 결국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했다. 그가 긴 시간을 외롭게 싸우고 있을 때 힘이 되어 주지 못했다.
그가 억울하다는 유서를 남기고 죽음을 선택한지 일주일이 넘었다. 법적으로 프리랜서가 아니라 노동자임을 인정받고자 했던 그에게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판결은 결국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를 변호했던 이용우 변호사에 따르면 CJB는 고인의 동료에게 회유와 협박을 하고 위증을 했으며, 그의 노동자 지위를 확인한 법률 검토를 미리 마쳤으면서도 재판 과정에서는 모른 체 했다고 한다. CJB는 철저하게 책임을 회피했다. 그런데도 재판부는 CJB 편을 들었다. 왜일까. 역시 CJB의 대주주 이두영 회장의 힘이 작용한 것일까?
그가 죽고나자 CJB는 지난 7일 임직원 일동의 명의로 진상규명에 나서겠노라고, 프리랜서 처우개선에 나서겠다는 짧은 입장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못했는지 명백히 밝히고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도 밝혀야 한다. 더군다나 CJB의 노동자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내몰은 최종 책임자인 이두영 회장은 여전히 자신은 회사 경영에 관여하는 바가 없다고 말한다. 이게 과연 임직원들이 책임질 일인가?
많은 단체에서 성명을 발표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방송노동계의 현실을 비판했다. 그가 살아서 외롭게 싸울 때 연대하지 못했던 책임, 모른 척 했던 책임에서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부끄럽다. 부끄러워서 미치도록 괴롭다. 오늘은 그의 동생이 기자회견에 나서서 청주지역 언론이 이번 사건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고, 왜 언론계의 치부를 드러내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또 다시 부끄러워 고개를 못 들겠다. 우리 단체가 내야 할 목소리 아닌가?!
내일 지역에선 CJB의 부당해고 노동자 고 이재학 PD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첫 회의가 열린다. 고인의 억울함을 풀고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다시금 삼가 고인의 영면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