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민언련이 일곱 번째로 만난 회원은 옥천신문의 젊은 리더, 이현경 편집국장입니다. 10년 차 기자이자 3년 차 국장인 이현경 회원님은 매주 옥천 주민들께 전해야 하는 소식을 다 전하는 것이 기자로서 가장 큰 보람이라고 하는데요. 회원님은 치열하게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면서도, 언론을 감시하고 기사를 비판하는 '보는 사람'의 중요성 또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언론과 충북민언련이 서로의 생존을 함께 고민하고 도와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간 옥천신문에 대해 이것저것 묻느라 정작 '기자 이현경'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원인터뷰를 핑계로 옥천을 찾아 이현경 회원님께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했습니다. |
그저 기자로서 일할 뿐
옥천신문은 지역언론의 희망, 혹은 모범답안으로 꼽혀요. 언론이지만 동시에 지역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가 많은데 그런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저는 그냥 언론이 해야 할 일을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바깥에서 보시는 것처럼 지역 운동하듯 하지 않아요. 저희는 그 어느 때보다 그냥 저널리스트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늘 생각 하거든요. 어느 순간에도 가장 저널리스트다운 판단과 가치 판단을 하자는 게 저의 직업관이자 직업 윤리예요. 바깥에서 그렇게 말해주실 때마다 저는 기자로서 노력하는 중이라고 이야기하지, 뛰어들어서 헌신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제가 감히 로컬 운동을 하고 있다, 노동 운동을 하고 있다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어요. 저희는 진짜 저널리스트로서 합리적인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뿐인데 그렇게 평가해주시는 게 황송하고요.
근데 정말 생각해보면 기자나 언론의 수준, 윤리의식 같은 것들에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니까, 옥천신문처럼 저널리즘에 부합하는 기사를 쓰고 운영하는 것 자체가 어떠한 투쟁이나 운동처럼 보이는 거 같네요.
맞아요. 옥천신문이 내년에 35주년인데 그런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가장 언론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봐요. 저희가 완전히 주체로서 행동했다면 저는 중간에 위기가 크게 오거나 문을 닫았을 지도 모를 여러 변곡점이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가장 언론스러웠기 때문에 35년간 옥천신문이 버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주문해요. 가장 저널리스트다우면 된다고. 무슨 운동가처럼, 투쟁처럼 하는 거 요구하지도 않고 그걸 지역 주민들이 우리에게 바라지도 않는다고요. 지역에 좋은 운동가들은 있지만 언론은 없거든요. 주민들이 말하길 운동가나 활동가는 지역에서 계속 성장시킬 수 있는데 기자를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해요. 그러니까 '딱 거기까지, 그 역할만 해' 하시는 거죠.
되게 건조하다고 이야기하실 수 있는데, 정말로 돈 받고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회사가 제게 임금을 주면서 넌 이 역할을 하면 되는 거고, 받은 만큼 일해야 해 라고 하면 저는 그걸 하는 거죠. 거창하게 내가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근데 기자라는 직업이 열심히 하고자 하면 내가 받은 임금보다 훨씬 더 많은 노동을 감수해야 하잖아요.
그렇죠. 근데 이건 물건이 아니니까요. 기사 쓰는데 오랜 시간 매달리는 이유는 기사에 내 이야기가 아니라 타인의 삶이 담기잖아요? 내 이야기는 한 줄도 없어요. 저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만 써요. 그렇다보니까 정말 열과 성을 다하지 않을 수 없는 거죠. 나에 대해 쓰는 글이면 단어 하나 잘못 선택해도 불이익을 내가 감수하면 되는 건데, 남의 인생에 어찌됐든 관여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돈 받은 만큼만 시간을 쓰겠어요. 어떤 피해가 돌아갈 줄 알고요.
저는 그래서 이 기사가 나갔을 때 돌아올 파장 같은 것들도 사전에 설명해 드려요. 제보자들은 거의 피해자의 위치거든요. 저는 기자로서 감당할 자신이 있는데, 당신은 감당하실 수 있겠느냐. 지역사회가 좁아서 아무리 익명으로 나가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래도 괜찮겠느냐고요. 곰곰이 생각해보시라 하죠.
피 말리게 막고 싶었던 것
취재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장면이 있나요?
좀 웃긴데. ‘내가 진짜 피 말라가면서 기사 쓴다’라고 그냥 농담처럼 얘기했는데 진짜 피가 부족해서 쓰러졌던 거예요. 우리 옥천에서는 조합 아파트가 처음 시도됐는데 조합형의 성공 사례가 거의 없는데도 저렴하게 분양받는다는 것 때문에 모집 초창기에 지역 주민들이 너도 나도 가입을 하는 상황이었어요. 업자를 만나봤는데 돈 벌려는 목적이 너무 뚜렷한 거예요. 그래서 위험하다고 기사를 계속 쓰는데 자고 일어나면 조합원들이 불어나 있었어요.
‘내가 기사를 조금이라도 더 잘 쓰면 주민들이 한 번 더 생각해 볼 텐데’, ‘내가 못 막아서 전부 다 같이 망하는 거 아니야?’ 이런 스트레스가 심했죠. 업자들은 저희를 자꾸 만나고 싶어 하고요. 그래서 황민호 대표랑 업자를 만났고 맥주가 오갔는데 정말 참을 수 없이 어지러운 거예요. 근데 그 자리에서 쓰러질 수 없으니까 이를 악물고 걸어 나왔어요. 그러고 화장실로 걸어가다 그냥 쓰러졌어요. 머리부터 팍 바닥에 부딪혔는데 우스운 게 그 충격이 오니까 잠깐 정신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에 기어가서 누워있었죠.
큰일 났다 싶었어요. 소문날까봐서요. 고민이 되는 거예요.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쓰러졌다고 소문나는 게 나을까, 취재하다가 쓰러졌다고 소문나는 게 덜 창피할까 이런 거요. 그러고 멀쩡한 척 다시 자리로 들어가서 중요한 전화 받다가 늦었다고 했어요. 그때 민호 선배(황민호 대표)랑 같이 있었는데 그 날 일로 선배가 기자들한테 엄청 혼났죠. '안색이 이렇게 안 좋은데 술자리를 데려갔네', '건강도 안 좋은 애 술을 먹였네' 하면서요.
내 기사도 평가 받아야
언론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시민 운동이 왜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올해 옥천 언론문화제 때 시민상 수상한 친구들이 옥천신문 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옥천고등학교 학생들인데, 저희가 그 친구들한테 단순히 신문읽기 교육을 한 게 아니라 미디어 비평 교육을 했어요. 그랬더니 예상치보다 훨씬 더 좋은 아웃풋이 돌아와서 굉장히 감사하고 평가받는 입장에서 무섭기도 하고.
제대로 된 미디어 비평이 없으면 언론사들이 뭘 잘 하고 못 하고 있는지 말할 수가 없어요. 모든 독자가 미디어 비평을 올바르게 하지는 않아요. 예를 들면 ‘조선일보는 반민족 신문에 친일파고 나쁜 놈들이야’, 이렇게 얘기를 하지 ‘조선일보에 무슨 기사가 어떻게 해서 잘못 됐어’라고 얘기를 안 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하면 우리한테도 똑같이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어떤 기사가 어떤 것 때문에 잘못됐다라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된다는 거죠.
요새는 나랑 똑같은 생각이어야만 잘 쓴 기사고 나머지는 다 가짜뉴스라고 얘기해요. 그건 비평이 아니잖아요. 아무리 우리가 좋은 뉴스를 쓰려고 노력해도 이런 양상은 안 고쳐진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럼 이 상황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미디어 비평밖에 없어요.
같은 생각이에요. 무조건 나쁜 언론, 무조건 좋은 언론은 없어요. ‘우리 편이라 좋은 언론’이 아니라 정확하게 비판받고 칭찬받아야 해요.
맞아요. 기자들은 꼭 평가받아야 해요. 평가받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후배들한테 얘기하지만 저도 신문이 나간 직후인 금요일 오전만 되면 여전히 무섭고 가슴 떨려요. 보통 신문 받자마자 전화 걸 때는 큰 문제가 있거나 강력한 항의 전화일 때가 많거든요. 덜덜 떨면서 딱 받았는데 황민호 선배가 “어 그래 현경아 고생했고”하면서 별 거 아닌 거 물어보고 그러면 화가 확 나서 “선배님, 제발 금요일 오전에 전화하지 마요!!” 소리쳐요.
사실 충북민언련 재정 상황이 많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 언론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같이 걸어오지 못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충북민언련을 포함한 언론 주체들과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고민 중이에요. 올해 옥천 언론문화제도 그런 생각으로 계희수 활동가를 기사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초청하고 제보자와 옥천고 비평단, 언론인 지망생들도 초대한 거고요. 이번에 충북민언련 좋은 콘텐츠 포럼도 정말 좋았어요. 주민들이 그냥 보고 이해 안 가도 넘겨 왔던 걸, 직접 언론인들 입을 통해 제작의도나 과정을 들을 수 있었잖아요. 같은 언론계에 있으면서도 지역에 좋은 보도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었네요. 만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
그저 기자로서 일할 뿐
옥천신문은 지역언론의 희망, 혹은 모범답안으로 꼽혀요. 언론이지만 동시에 지역 운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될 때가 많은데 그런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요?
저는 그냥 언론이 해야 할 일을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바깥에서 보시는 것처럼 지역 운동하듯 하지 않아요. 저희는 그 어느 때보다 그냥 저널리스트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늘 생각 하거든요. 어느 순간에도 가장 저널리스트다운 판단과 가치 판단을 하자는 게 저의 직업관이자 직업 윤리예요. 바깥에서 그렇게 말해주실 때마다 저는 기자로서 노력하는 중이라고 이야기하지, 뛰어들어서 헌신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제가 감히 로컬 운동을 하고 있다, 노동 운동을 하고 있다 그렇게 이야기할 수 없어요. 저희는 진짜 저널리스트로서 합리적인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뿐인데 그렇게 평가해주시는 게 황송하고요.
근데 정말 생각해보면 기자나 언론의 수준, 윤리의식 같은 것들에 기대치가 점점 낮아지니까, 옥천신문처럼 저널리즘에 부합하는 기사를 쓰고 운영하는 것 자체가 어떠한 투쟁이나 운동처럼 보이는 거 같네요.
맞아요. 옥천신문이 내년에 35주년인데 그런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건 가장 언론스러웠기 때문이라고 봐요. 저희가 완전히 주체로서 행동했다면 저는 중간에 위기가 크게 오거나 문을 닫았을 지도 모를 여러 변곡점이 있었을 거라 생각해요. 가장 언론스러웠기 때문에 35년간 옥천신문이 버틸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도 그렇게 주문해요. 가장 저널리스트다우면 된다고. 무슨 운동가처럼, 투쟁처럼 하는 거 요구하지도 않고 그걸 지역 주민들이 우리에게 바라지도 않는다고요. 지역에 좋은 운동가들은 있지만 언론은 없거든요. 주민들이 말하길 운동가나 활동가는 지역에서 계속 성장시킬 수 있는데 기자를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고 해요. 그러니까 '딱 거기까지, 그 역할만 해' 하시는 거죠.
되게 건조하다고 이야기하실 수 있는데, 정말로 돈 받고 제가 할 일을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요. 회사가 제게 임금을 주면서 넌 이 역할을 하면 되는 거고, 받은 만큼 일해야 해 라고 하면 저는 그걸 하는 거죠. 거창하게 내가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근데 기자라는 직업이 열심히 하고자 하면 내가 받은 임금보다 훨씬 더 많은 노동을 감수해야 하잖아요.
그렇죠. 근데 이건 물건이 아니니까요. 기사 쓰는데 오랜 시간 매달리는 이유는 기사에 내 이야기가 아니라 타인의 삶이 담기잖아요? 내 이야기는 한 줄도 없어요. 저는 다른 사람에 대해서만 써요. 그렇다보니까 정말 열과 성을 다하지 않을 수 없는 거죠. 나에 대해 쓰는 글이면 단어 하나 잘못 선택해도 불이익을 내가 감수하면 되는 건데, 남의 인생에 어찌됐든 관여를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돈 받은 만큼만 시간을 쓰겠어요. 어떤 피해가 돌아갈 줄 알고요.
저는 그래서 이 기사가 나갔을 때 돌아올 파장 같은 것들도 사전에 설명해 드려요. 제보자들은 거의 피해자의 위치거든요. 저는 기자로서 감당할 자신이 있는데, 당신은 감당하실 수 있겠느냐. 지역사회가 좁아서 아무리 익명으로 나가도 알아차릴 수 있다. 그래도 괜찮겠느냐고요. 곰곰이 생각해보시라 하죠.
피 말리게 막고 싶었던 것
취재하면서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장면이 있나요?
좀 웃긴데. ‘내가 진짜 피 말라가면서 기사 쓴다’라고 그냥 농담처럼 얘기했는데 진짜 피가 부족해서 쓰러졌던 거예요. 우리 옥천에서는 조합 아파트가 처음 시도됐는데 조합형의 성공 사례가 거의 없는데도 저렴하게 분양받는다는 것 때문에 모집 초창기에 지역 주민들이 너도 나도 가입을 하는 상황이었어요. 업자를 만나봤는데 돈 벌려는 목적이 너무 뚜렷한 거예요. 그래서 위험하다고 기사를 계속 쓰는데 자고 일어나면 조합원들이 불어나 있었어요.
‘내가 기사를 조금이라도 더 잘 쓰면 주민들이 한 번 더 생각해 볼 텐데’, ‘내가 못 막아서 전부 다 같이 망하는 거 아니야?’ 이런 스트레스가 심했죠. 업자들은 저희를 자꾸 만나고 싶어 하고요. 그래서 황민호 대표랑 업자를 만났고 맥주가 오갔는데 정말 참을 수 없이 어지러운 거예요. 근데 그 자리에서 쓰러질 수 없으니까 이를 악물고 걸어 나왔어요. 그러고 화장실로 걸어가다 그냥 쓰러졌어요. 머리부터 팍 바닥에 부딪혔는데 우스운 게 그 충격이 오니까 잠깐 정신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에 기어가서 누워있었죠.
큰일 났다 싶었어요. 소문날까봐서요. 고민이 되는 거예요.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쓰러졌다고 소문나는 게 나을까, 취재하다가 쓰러졌다고 소문나는 게 덜 창피할까 이런 거요. 그러고 멀쩡한 척 다시 자리로 들어가서 중요한 전화 받다가 늦었다고 했어요. 그때 민호 선배(황민호 대표)랑 같이 있었는데 그 날 일로 선배가 기자들한테 엄청 혼났죠. '안색이 이렇게 안 좋은데 술자리를 데려갔네', '건강도 안 좋은 애 술을 먹였네' 하면서요.
내 기사도 평가 받아야
언론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시민 운동이 왜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올해 옥천 언론문화제 때 시민상 수상한 친구들이 옥천신문 비평 활동을 하고 있는 옥천고등학교 학생들인데, 저희가 그 친구들한테 단순히 신문읽기 교육을 한 게 아니라 미디어 비평 교육을 했어요. 그랬더니 예상치보다 훨씬 더 좋은 아웃풋이 돌아와서 굉장히 감사하고 평가받는 입장에서 무섭기도 하고.
제대로 된 미디어 비평이 없으면 언론사들이 뭘 잘 하고 못 하고 있는지 말할 수가 없어요. 모든 독자가 미디어 비평을 올바르게 하지는 않아요. 예를 들면 ‘조선일보는 반민족 신문에 친일파고 나쁜 놈들이야’, 이렇게 얘기를 하지 ‘조선일보에 무슨 기사가 어떻게 해서 잘못 됐어’라고 얘기를 안 하잖아요. 저는 그렇게 하면 우리한테도 똑같이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어떤 기사가 어떤 것 때문에 잘못됐다라고 정확하게 평가해야 된다는 거죠.
요새는 나랑 똑같은 생각이어야만 잘 쓴 기사고 나머지는 다 가짜뉴스라고 얘기해요. 그건 비평이 아니잖아요. 아무리 우리가 좋은 뉴스를 쓰려고 노력해도 이런 양상은 안 고쳐진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럼 이 상황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답은 미디어 비평밖에 없어요.
같은 생각이에요. 무조건 나쁜 언론, 무조건 좋은 언론은 없어요. ‘우리 편이라 좋은 언론’이 아니라 정확하게 비판받고 칭찬받아야 해요.
맞아요. 기자들은 꼭 평가받아야 해요. 평가받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후배들한테 얘기하지만 저도 신문이 나간 직후인 금요일 오전만 되면 여전히 무섭고 가슴 떨려요. 보통 신문 받자마자 전화 걸 때는 큰 문제가 있거나 강력한 항의 전화일 때가 많거든요. 덜덜 떨면서 딱 받았는데 황민호 선배가 “어 그래 현경아 고생했고”하면서 별 거 아닌 거 물어보고 그러면 화가 확 나서 “선배님, 제발 금요일 오전에 전화하지 마요!!” 소리쳐요.
사실 충북민언련 재정 상황이 많이 안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 언론이 먹고 살기 힘들다는 핑계로 같이 걸어오지 못해서 그렇게 된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충북민언련을 포함한 언론 주체들과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고민 중이에요. 올해 옥천 언론문화제도 그런 생각으로 계희수 활동가를 기사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초청하고 제보자와 옥천고 비평단, 언론인 지망생들도 초대한 거고요. 이번에 충북민언련 좋은 콘텐츠 포럼도 정말 좋았어요. 주민들이 그냥 보고 이해 안 가도 넘겨 왔던 걸, 직접 언론인들 입을 통해 제작의도나 과정을 들을 수 있었잖아요. 같은 언론계에 있으면서도 지역에 좋은 보도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싶었네요. 만나는 게 참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