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수 소장님은 지난 2004년부터 이주민노동자인권센터를 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늘 현장을 지키며 이주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한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를 맡아 궂은일에 앞장서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충북민언련이 꼭 필요한 단체라서 20년 동안 후원하고 있다는 안건수 소장님을 만나 충북민언련이 해야 할 일과 지역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았습니다. |
이주민 행복 위해서라면
대표님은 언제부터 활동하셨어요?
충북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에서 사무국장으로 1년 반을 일하다가 2004년 11월 16일 날 이주민 센터를 만들었어요. 처음엔 사무국장으로 일하다 대표를 맡아 이제까지 일하고 있죠. 연대회의 상임대표는 2014년부터 맡은 것 같네요.
대표님은 예전부터 단체들에 연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많이 하셨죠. 그래서 기자회견같이 일 있을 때마다 꼭 참석하고 계시잖아요. 연대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계시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려운 사안에 나서서 발언한다는 건 사실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요?
연대회의가 대부분 약자들이 모여서 서로에 대한 연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중하잖아요. 연대회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고. 그래서 웬만하면 기자회견 등에 나가려고 하고, 연대사나 규탄사나 발언을 해달라고 하면 준비를 하려고 해요.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기사들도 미리 보고 관련 자료들도 보고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될 건지 구상을 하고 참석하죠.
공부해가면서라도 꼭 하려는 이유는 간단해요. 이주민들이 행복하게 살려면 여기 선주민들도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환경이나 장애인들이나 여성이나 이런 분들이 다 행복한 삶을 살아야 그 속에 함께 사는 이주민들도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언론은 이주민 이슈에 관심이 없다
평소 지역언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역언론에 맺힌 게 많죠. 재작년 충북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주민과 관련한 문제 제기했을 때 한 언론사 기자가 대안없이 문제 제기만 한다고 충북대 병원 말만 듣고 기사를 썼어요. 사실 시민단체는 문제 제기만 해도 충분하잖아요. 대안은 관련 기관들이 세워야 하는 거고. 그리고 당시에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어요. 우리의 이야기는 잘 살펴보지도 않고 병원 편만 들어 기사를 쓰더라고요.
언론이 이주민 관련 이슈를 잘 다루지 않는 것 같아요.
잘 모르기도 하고 관심도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이 어려워해요. 이야기를 한참 해주면 네 공부 좀 하고 오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가서 다시 오지 않더라고요. 유일하게 공부해서 보도한 기자가 한 명 있어요. 지금은 미국에 가 있는 황상호 전 CJB 기자예요. 교도소 외국인 보호소 폭행 문제를 제대로 취재해 보도해 기자상까지 받았죠.
활동가들이 오래 활동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해
연대회의 상임대표도 맡고 계시니 더더욱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고민도 많으실 거 같아요.
위기의식을 많이 느껴요. 지역사회에서 어떤 사안이 터졌을 때 제보가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시민사회단체는 뭐 하느냐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듣고 그렇죠. 예전보다 싸움도 잘 못 하고 현안 대응도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고요. 지역에선 참여연대나 환경운동연합이 가장 큰 조직인데 여기가 이슈가 딱딱 터지고 이렇게 했을 때 정말 치고 가고 싸움을 제대로 걸고 마무리를 제대로 하고 이래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부족함을 느끼기도 해요. 다른 단체는 싸움을 거의 안 하니까 더 문제고….
보조금을 받는 시민단체들도 활동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보여요.
정부 보조금은 일할 수 있는 구조들을 만들어주는 데 그쳐야지 보조금 줬다고 다른 걸 못하게 눈치를 주고 그러면 그게 열린 정부라고 할 수 있나? 단체들도 보조금을 받든 안 받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입 다물고 있는 단체는 나는 시민사회 단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문 닫아야죠. 시민사회단체도 관변단체 아니냐 이런 비판들이 많은데 시민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바른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충북청주경실련 사태가 여러 면에서 경종을 울렸습니다. 위계적인 조직문화라든지, 청년활동가들의 대우 문제라든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지점들이 분명히 있어요.
경실련처럼 수직적인 관계를 만드는 구조는 이제 탈피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들어가야 해요. 그러니 수평적인 조직 문화로 가야 발전되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어요. 그래서 민주적인 방법들을 자꾸 찾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무엇을 더 내려놓아야 하는 건지 고민도 많이 해요.
후배 활동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내가 뭐 특별히 잘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뭘 요청을 하기보다는 민주적인 운영 방법을 찾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입 활동가들이 오래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이게 10년 20년을 해야 그 속의 전문가가 되는 거라는 생각이 있어서. 몇 년 하다가 금방 그만두지 말고 오래 활동하는 활동가들이 많아졌으면 하죠. 그래야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오래 하려면 후원자도 많아야죠.
맞아요. 우리 사회가 후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필요하고 정치인들만 세금 공제해주는 게 아니고 시민사회 활동도 해주면 100% 다 세금 공제해주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관심도 갖게 되고 후원도 더 많이 하게 될 텐데…. 인프라 지원도 해주면 좋겠어요. 공간이라던지. 이를테면 CMS 처리비용 같은 것도 연대회의 소속 단체들끼리 모여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충북민언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충북민언련이 있어서 그나마 언론들이 눈치를 보는 거 아닌가? 눈치는 안 보는 거 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안 보는 척하지만 볼 수밖에 없어요. 충북민언련이 감시해야 기레기들이 그나마 정신 차리지 않겠나요. 충북민언련은 작은 돌멩이 하나라고 생각해요. 큰 흐름은 바꿀 수 없을지 몰라도 돌 하나 올려놓으면 달라지죠. 돌이 버텨주면 물이 돌면서 너울지잖아요. 정화되는 거죠.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잘 해왔으니까 앞으로도 더 잘하길 바라요.
안건수 소장님은 지난 2004년부터 이주민노동자인권센터를 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늘 현장을 지키며 이주민노동자의 권리를 위해 활동하는 한편,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상임대표를 맡아 궂은일에 앞장서 연대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충북민언련이 꼭 필요한 단체라서 20년 동안 후원하고 있다는 안건수 소장님을 만나 충북민언련이 해야 할 일과 지역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전망을 들어보았습니다.
이주민 행복 위해서라면
대표님은 언제부터 활동하셨어요?
충북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에서 사무국장으로 1년 반을 일하다가 2004년 11월 16일 날 이주민 센터를 만들었어요. 처음엔 사무국장으로 일하다 대표를 맡아 이제까지 일하고 있죠. 연대회의 상임대표는 2014년부터 맡은 것 같네요.
대표님은 예전부터 단체들에 연대가 중요하다고 이야기 많이 하셨죠. 그래서 기자회견같이 일 있을 때마다 꼭 참석하고 계시잖아요. 연대회의 상임대표를 맡고 계시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려운 사안에 나서서 발언한다는 건 사실 쉽지 않은 일이지 않나요?
연대회의가 대부분 약자들이 모여서 서로에 대한 연대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소중하잖아요. 연대회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고. 그래서 웬만하면 기자회견 등에 나가려고 하고, 연대사나 규탄사나 발언을 해달라고 하면 준비를 하려고 해요. 내가 모르는 분야에 대해선 아무 말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기사들도 미리 보고 관련 자료들도 보고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될 건지 구상을 하고 참석하죠.
공부해가면서라도 꼭 하려는 이유는 간단해요. 이주민들이 행복하게 살려면 여기 선주민들도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환경이나 장애인들이나 여성이나 이런 분들이 다 행복한 삶을 살아야 그 속에 함께 사는 이주민들도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언론은 이주민 이슈에 관심이 없다
평소 지역언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지역언론에 맺힌 게 많죠. 재작년 충북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이주민과 관련한 문제 제기했을 때 한 언론사 기자가 대안없이 문제 제기만 한다고 충북대 병원 말만 듣고 기사를 썼어요. 사실 시민단체는 문제 제기만 해도 충분하잖아요. 대안은 관련 기관들이 세워야 하는 거고. 그리고 당시에 대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도 아니었어요. 우리의 이야기는 잘 살펴보지도 않고 병원 편만 들어 기사를 쓰더라고요.
언론이 이주민 관련 이슈를 잘 다루지 않는 것 같아요.
잘 모르기도 하고 관심도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많이 어려워해요. 이야기를 한참 해주면 네 공부 좀 하고 오겠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가서 다시 오지 않더라고요. 유일하게 공부해서 보도한 기자가 한 명 있어요. 지금은 미국에 가 있는 황상호 전 CJB 기자예요. 교도소 외국인 보호소 폭행 문제를 제대로 취재해 보도해 기자상까지 받았죠.
활동가들이 오래 활동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해
연대회의 상임대표도 맡고 계시니 더더욱 시민사회운동에 대한 고민도 많으실 거 같아요.
위기의식을 많이 느껴요. 지역사회에서 어떤 사안이 터졌을 때 제보가 많이 들어오기도 하고 시민사회단체는 뭐 하느냐 이런 이야기도 많이 듣고 그렇죠. 예전보다 싸움도 잘 못 하고 현안 대응도 많이 떨어진 것도 사실이고요. 지역에선 참여연대나 환경운동연합이 가장 큰 조직인데 여기가 이슈가 딱딱 터지고 이렇게 했을 때 정말 치고 가고 싸움을 제대로 걸고 마무리를 제대로 하고 이래야 하는데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부족함을 느끼기도 해요. 다른 단체는 싸움을 거의 안 하니까 더 문제고….
보조금을 받는 시민단체들도 활동에 영향을 받는 것처럼 보여요.
정부 보조금은 일할 수 있는 구조들을 만들어주는 데 그쳐야지 보조금 줬다고 다른 걸 못하게 눈치를 주고 그러면 그게 열린 정부라고 할 수 있나? 단체들도 보조금을 받든 안 받든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하고. 입 다물고 있는 단체는 나는 시민사회 단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문 닫아야죠. 시민사회단체도 관변단체 아니냐 이런 비판들이 많은데 시민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바른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충북청주경실련 사태가 여러 면에서 경종을 울렸습니다. 위계적인 조직문화라든지, 청년활동가들의 대우 문제라든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지점들이 분명히 있어요.
경실련처럼 수직적인 관계를 만드는 구조는 이제 탈피해야 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만들어가야 해요. 그러니 수평적인 조직 문화로 가야 발전되고 좋은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어요. 그래서 민주적인 방법들을 자꾸 찾고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부족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 무엇을 더 내려놓아야 하는 건지 고민도 많이 해요.
후배 활동가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내가 뭐 특별히 잘하고 있는 사람들한테 뭘 요청을 하기보다는 민주적인 운영 방법을 찾아서 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신입 활동가들이 오래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이게 10년 20년을 해야 그 속의 전문가가 되는 거라는 생각이 있어서. 몇 년 하다가 금방 그만두지 말고 오래 활동하는 활동가들이 많아졌으면 하죠. 그래야 우리 사회가 건강하게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오래 하려면 후원자도 많아야죠.
맞아요. 우리 사회가 후원을 많이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도 필요하고 정치인들만 세금 공제해주는 게 아니고 시민사회 활동도 해주면 100% 다 세금 공제해주면 훨씬 더 많은 사람이 관심도 갖게 되고 후원도 더 많이 하게 될 텐데…. 인프라 지원도 해주면 좋겠어요. 공간이라던지. 이를테면 CMS 처리비용 같은 것도 연대회의 소속 단체들끼리 모여서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보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충북민언련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충북민언련이 있어서 그나마 언론들이 눈치를 보는 거 아닌가? 눈치는 안 보는 거 같아요. 그렇지 않아요. 안 보는 척하지만 볼 수밖에 없어요. 충북민언련이 감시해야 기레기들이 그나마 정신 차리지 않겠나요. 충북민언련은 작은 돌멩이 하나라고 생각해요. 큰 흐름은 바꿀 수 없을지 몰라도 돌 하나 올려놓으면 달라지죠. 돌이 버텨주면 물이 돌면서 너울지잖아요. 정화되는 거죠. 지금까지 그런 역할을 잘 해왔으니까 앞으로도 더 잘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