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세상 위해 균열 내는 역할 하겠다”

이수희
2014-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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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탐방 20] 성광철회원(하오하오중국어학원장,정책네트워크 내일 실행위원))

지난 1월23일 성광철 회원은 138일간의 일인시위를 마쳤다. KT&G 연초제조창 매입과정에서 6억6천만원이라는 거액의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 비리에 대한 책임을 묻는 일인시위였다. 그가 처음 일인시위에 나설 때 많은 사람들은 ‘누구야?’ 하면서 놀랐고, ‘얼마나 하겠어’ 했는데 100여일 넘게 꿋꿋하게 진행하는 데에 더 놀랐다. 누군가는 선거에 나오려고 저러는 거 아니냐고 깎아내렸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사건은 끝난 게 아니다”

성광철 회원에게 138일간의 일인시위를 끝낸 소감을 물었다. 여전히 청주시장은 공식적인 사과를 하지 않았고, 공무원 비리 재판 결과도 최종적으로 끝나지 않았다. 부정부패 비리의 몸통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인시위를 끝낸 이유는 이 정도면 시민의 의지를 충분히 보여줬다는 판단이었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담을 줄 수 없었기 때문이란다.

▲ 성광철 회원님

성광철 회원은 무엇보다도 시민의 영향력을 보여줬다는 걸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했다.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도 부패방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하고 있고, 시청공무원들도 미안해하는 눈치였다고 말했다. 또 시민단체가 이 문제에 나설 수 있게끔 촉매제 역할을 했다고 성과를 말했다. 성광철 회원은 개인적으로는 아침 일찍 일어나는 좋은 습관을 갖게 됐고, 몸무게도 5kg이나 빠졌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른 세상 위해 균열 내는 역할 해야”

내가 성광철 회원을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0년 개신동 사무실에서였다. 성광철 회원이 운영하는 중국어학원 바로 앞에 민언련 사무실이 있었다. 가끔씩 민언련 사무실에 들러 차를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2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NGO가 주최하는 행사에 얼굴을 비추고, 각종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먹고 살기 바빴어요. 내가 하는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고, 안정적인 운영 구조를 만들고 나니 이제 본격적으로 사회활동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지요” 그는 후원자로만 단체 활동을 지켜보다가 직접 나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다른 세상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성광철 회원이 활동 보폭을 더 넓혀 안철수 신당 새정치연합에 관계되는 일을 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방자치리더 양성 아카데미 교육을 받으면서 더 이상 양당구조로는 정치를 바꿀 수 없다는 걸 깨달았고, 새 정치에 대한 갈망으로 안철수 신당이 추진한 정책네트워크에 참여했다고 한다. 안철수 신당이 과연 새 정치를 만들어낼 수 있겠느냐는 항간의 의심에 대해 성광철 회원은 국민이 원하는 일이니 충분히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활동들이 다른 세상으로 가기 위한 균열을 내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살아남으려면 경쟁력 가져라”

사실 성광철 회원은 우리 단체 감사도 맡고 있다. 감사 임기를 마치면서 충고를 잊지 않는다. 시민운동이 침체기를 극복하려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며 시민단체도 망할 수 있다는 걸 잊지 말라고 했다. 사업하는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그 경쟁에는 끝이 없다며 민언련 활동에도 ‘혁신’을 강조했다.

성광철 회원이 일인시위에 나섰을 때 진즉부터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 계절이 바뀌고, 새해가 되고, 일인시위를 마친 지 한 달이 다 되어서야 차분하게 이야길 나눌 수 있었다. 게으름은 핑계가 될 수 없다. 시민단체의 위기 극복 방안 이야기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성광철 회원은 사람들은 결과만을 보려고 하지만 어떻게 만들어갔는지 그 과정이 더 중요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자신이 세운 의지를 꾸준하게 실천해 온 모습 그 자체,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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