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0 충북민언련 신문 읽기 소모임 신문물이 첫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11월 1일부터 5일까지 각자가 맡은 신문의 1면 헤드라인을 살펴보고, 신문 전체를 훑으며 공유할만한 기사를 나눴습니다.
신문마다 주된 독자층이 다르고, 이에 따라 내세우는 정치관도 다릅니다. 특히 신문의 1면은 해당 신문사가 주력하여 내세우는 부분이기에 이를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11월 1일(월)의 신문을 보면, 같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대한 기사인데도
조선일보 한국 40% 줄일 때 세계는 9% 감축
경향신문 지구 미래 가를 '기온 상승 1.5도 제한' 구체 방안 논의한다
한겨레 '탄소 감축하자' 197개국 모였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했습니다. 헤드라인만 봐도 어떤 신문사가 COP26을 부정적으로 그렸는지가 보입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기사에 힘을 실으려고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을 인터뷰하였는데, 이를 통해 조선일보가 해당 이슈를 누구의 관점에서 보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핼러윈을 두고도 다양한 헤드라인이 나타났습니다.
조선일보 핼러윈에 묻혀버린 거리두기
경향신문 잇따른 돌파감염… 콩닥콩닥 '핼러윈'
핼러윈을 즐기는 연령대가 보통 10-30대 임을 감안하면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의 독자층이 드러납니다.
신문 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11월 1일(월) 우리 마을 이장님은 필리핀댁이라는 기사와 11월 3일(수) 한글 쓰기, 다문화 아이들이 명필이라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소멸 위기를 맞은 지역에서 젊은이들의 빈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며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에 따라 지자체에서도 다국어로 안내를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수요일 기사는 터치패드와 초성 대화에 익숙한 한국인 부모의 아이들보다 다문화 아이들이 글씨를 더 잘 쓴다는 내용이네요. 분명 좋은 기사이지만 굳이 1면에 배치했을 필요가 있을까? 혹시 어딘가에서 광고를 받은 기사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조선일보 11월 3일 온라인 판
11월 3일(수) 아시아서도 밀리는 한국 대학들에서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2년 연속 '2021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한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조선일보가 내놓은 이유는 "13년째 계속된 등록금 동결은 대학의 정부 재정 지원 의존을 심화했고, 정부의 대학기본역량 평가는 획일화된 기준으로 전국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문의 자율성 등 연구 활력을 떨어뜨렸다", "정부 지원이 잘하는 대학을 독려하기보다는 지역 안배 등 나눠주기식 " 입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사립대 재정이 크게 악화되었다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며,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야기하는 정치권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도 중앙일보가 대변하는 계층이 여실히 나타나네요. 해당 기사의 "싱가포르·중국·일본 등 경쟁국 대학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대학에도 쫓기는 형편" 대목에서도 이 기사의 악의성이 드러난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중앙일보는 11월 1일(월) 산업부 '공직 자괴감' 3040 에이스 줄사표 기사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업무 강도가 높아지며 중앙부처 공무원 퇴직자가 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정책, 탈원전 등 현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의 총대"라는 대목에서 중앙일보가 어떤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는지가 드러나네요. 하지만 이에 신문물의 모임원들은 "새로운 정책을 위해서는 업무 강도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고,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 사람을 더 많이 채용해야 한다", "기사의 핵심과 관련이 없는데도 굳이 정책을 열거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1월 4일(목) [단독]130억 명품 올린 '사모님'은 업자? 당근마켓 탈세 잡는다 에서는 당근마켓이라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고액의 중고거래를 하며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탈세 사각지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분명 중요한 내용이지만 제목에 명품-사모님 프레임을 사용하여 은연중 여성 혐오를 조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이대남(20대 남성)에 대한 분석 칼럼을 올릴 때 11월 1일(월) 여심 비상에서 2030 여성의 주요 대선후보 호감도를 이야기하며 남성과 똑같은 유권자인 여성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막말을 일삼는 정치인들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은 11월 2일(화)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자 1면에 환경 이슈를 담았습니다. 다른 신문사들보다 '탄소 중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경향신문 11월 2일 온라인 판
11월 2일(화) 기획 기사 능력주의는 얼마나 공정한가(상)에서는 우리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부모의 '수저 계급'에서 비롯한 것임을 꼬집었습니다.
한겨레 11월 2일 온라인 판 한겨레 11월 4일 온라인 판
한겨레에서는 다른 신문사에서 볼 수 없었던 노동 기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11월 2일(화) 출퇴근시간 있고 강제배차… 배달 라이더는 '노동자'였다에서는 대형 배달대행 플랫폼에 비해 서면계약서 작성과 산재보험 가입도 무시되는 지역배달대행업체에 대한 이야기를, 11월 4일(목) "상사 밥·커피 챙기기 강요 후진적 공직사회 문화 절망"에서는 직장 내 갑질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고 이우석 씨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신문물의 첫 스터디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모임원들은 첫 스터디 이후 "혼자 신문을 읽을 때보다 풍성한 내용을 다룰 수 있어서 좋았다", "하나의 신문만 봤을 때는 신문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 맞는 줄 알았는데 여러 신문을 놓고 비교해보니 기사에서 무엇을 내세우는 지가 뚜렷하게 보여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 모임도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이후에도 신문물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2021.11.10 충북민언련 신문 읽기 소모임 신문물이 첫 스터디를 시작했습니다.
11월 1일부터 5일까지 각자가 맡은 신문의 1면 헤드라인을 살펴보고, 신문 전체를 훑으며 공유할만한 기사를 나눴습니다.
신문마다 주된 독자층이 다르고, 이에 따라 내세우는 정치관도 다릅니다. 특히 신문의 1면은 해당 신문사가 주력하여 내세우는 부분이기에 이를 더욱 뚜렷하게 볼 수 있습니다.
11월 1일(월)의 신문을 보면, 같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 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대한 기사인데도
조선일보 한국 40% 줄일 때 세계는 9% 감축
경향신문 지구 미래 가를 '기온 상승 1.5도 제한' 구체 방안 논의한다
한겨레 '탄소 감축하자' 197개국 모였다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했습니다. 헤드라인만 봐도 어떤 신문사가 COP26을 부정적으로 그렸는지가 보입니다. 특히 조선일보는 기사에 힘을 실으려고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을 인터뷰하였는데, 이를 통해 조선일보가 해당 이슈를 누구의 관점에서 보는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핼러윈을 두고도 다양한 헤드라인이 나타났습니다.
조선일보 핼러윈에 묻혀버린 거리두기
경향신문 잇따른 돌파감염… 콩닥콩닥 '핼러윈'
핼러윈을 즐기는 연령대가 보통 10-30대 임을 감안하면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의 독자층이 드러납니다.
신문 별로 살펴보겠습니다.
조선일보는 11월 1일(월) 우리 마을 이장님은 필리핀댁이라는 기사와 11월 3일(수) 한글 쓰기, 다문화 아이들이 명필이라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소멸 위기를 맞은 지역에서 젊은이들의 빈자리를 외국인들이 채우며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에 따라 지자체에서도 다국어로 안내를 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수요일 기사는 터치패드와 초성 대화에 익숙한 한국인 부모의 아이들보다 다문화 아이들이 글씨를 더 잘 쓴다는 내용이네요. 분명 좋은 기사이지만 굳이 1면에 배치했을 필요가 있을까? 혹시 어딘가에서 광고를 받은 기사는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조선일보 11월 3일 온라인 판
11월 3일(수) 아시아서도 밀리는 한국 대학들에서는 우리나라 대학들이 2년 연속 '2021 아시아 대학 평가'에서 10위 안에 들지 못한 이유를 분석했습니다. 조선일보가 내놓은 이유는 "13년째 계속된 등록금 동결은 대학의 정부 재정 지원 의존을 심화했고, 정부의 대학기본역량 평가는 획일화된 기준으로 전국 대학을 한 줄로 세워 학문의 자율성 등 연구 활력을 떨어뜨렸다", "정부 지원이 잘하는 대학을 독려하기보다는 지역 안배 등 나눠주기식 " 입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사립대 재정이 크게 악화되었다는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하며,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야기하는 정치권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 기사에서도 중앙일보가 대변하는 계층이 여실히 나타나네요. 해당 기사의 "싱가포르·중국·일본 등 경쟁국 대학과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태국·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대학에도 쫓기는 형편" 대목에서도 이 기사의 악의성이 드러난다는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중앙일보는 11월 1일(월) 산업부 '공직 자괴감' 3040 에이스 줄사표 기사에서 문재인 정부 들어 업무 강도가 높아지며 중앙부처 공무원 퇴직자가 늘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소득주도 성장, 최저임금 인상, 부동산 정책, 탈원전 등 현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의 총대"라는 대목에서 중앙일보가 어떤 정책에 불만을 품고 있는지가 드러나네요. 하지만 이에 신문물의 모임원들은 "새로운 정책을 위해서는 업무 강도가 높아지는 것이 당연하고, 업무 강도가 높아지면 사람을 더 많이 채용해야 한다", "기사의 핵심과 관련이 없는데도 굳이 정책을 열거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11월 4일(목) [단독]130억 명품 올린 '사모님'은 업자? 당근마켓 탈세 잡는다 에서는 당근마켓이라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고 고액의 중고거래를 하며 수입을 올릴 수 있는 탈세 사각지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분명 중요한 내용이지만 제목에 명품-사모님 프레임을 사용하여 은연중 여성 혐오를 조장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이대남(20대 남성)에 대한 분석 칼럼을 올릴 때 11월 1일(월) 여심 비상에서 2030 여성의 주요 대선후보 호감도를 이야기하며 남성과 똑같은 유권자인 여성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막말을 일삼는 정치인들을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경향신문은 11월 2일(화)을 제외하고는 모든 일자 1면에 환경 이슈를 담았습니다. 다른 신문사들보다 '탄소 중립'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경향신문 11월 2일 온라인 판
11월 2일(화) 기획 기사 능력주의는 얼마나 공정한가(상)에서는 우리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부모의 '수저 계급'에서 비롯한 것임을 꼬집었습니다.
한겨레 11월 2일 온라인 판 한겨레 11월 4일 온라인 판
한겨레에서는 다른 신문사에서 볼 수 없었던 노동 기사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11월 2일(화) 출퇴근시간 있고 강제배차… 배달 라이더는 '노동자'였다에서는 대형 배달대행 플랫폼에 비해 서면계약서 작성과 산재보험 가입도 무시되는 지역배달대행업체에 대한 이야기를, 11월 4일(목) "상사 밥·커피 챙기기 강요 후진적 공직사회 문화 절망"에서는 직장 내 갑질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했던 고 이우석 씨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신문물의 첫 스터디는 이렇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모임원들은 첫 스터디 이후 "혼자 신문을 읽을 때보다 풍성한 내용을 다룰 수 있어서 좋았다", "하나의 신문만 봤을 때는 신문에서 하는 이야기가 다 맞는 줄 알았는데 여러 신문을 놓고 비교해보니 기사에서 무엇을 내세우는 지가 뚜렷하게 보여 재밌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다음 모임도 기대해주세요!
첫 모임 이후에도 신문물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