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좀 튄다구요, 생활정치합니다"

이수희
2011-08-23
조회수 392

회원탐방 18- 충북도의회 의원 이광희 회원님

당신이 생각하는 정치인의 이미지는 어떤 모습인가? 기름진 머리, 허연 얼굴, 까만 양복, 까맣고 큰 자동차, 그리고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얼굴…. 그렇다면 그들이 하는 정치는 또 어떤 모습인가. 정책과는 거리가 먼 모습,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 도무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고, 그저 행사에 얼굴을 비추는 모습? 내가 보통 봐온 정치인들의 겉모습은 이랬다. 나의 비뚤어진 편견일수도 있다. 그런데 이 정치인은 뭔가 다르다.

튀는 정치인? 생활정치인!

그는 우선 검은 자동차를 타지 않고 걸어 다닌다. 그리고 한달에 평균 6권이상의 책을 읽는다. 블로그에는 가족들과 함께 본 영화이야기 같은 자잘한 일상사를 풀어놓기도 하고, 어떤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지 매우 상세하게 기록한다. 심지어 의정비를 어떻게 쓰고 있는지 까지 공개한다. 이쯤되면 사람들은 또 말하리라. 너무 튀는 거 아니냐고. 확실히 튀기는 튄다. 그런데 이 ‘튐’ 참 독특하다. 충북도의회 의원 이광희 회원님을 엊저녁에 만났다. 정치에서부터 책이야기, 언론이야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수다를 떨었다. 그냥 흘려보내기 아쉬웠다.

▲ 오른쪽이 이광희 의원님, 왼쪽에 계신 분 잘 아시죠? 김근태 전 의원입니다! (출처: 이광희 의원 블로그)

너도 한번 당해봐?!

도의원이 이광희 의원만 있는 것도 아닌데, 그처럼 언론에 많이 오르내린 의원이 또 있을까 싶다. 그런데 내용도 모두 이 의원을 질타하는 식이었다. 이 의원은 자신이 하는 의정활동이 전혀 진보적이거나 좌파 운운할 만한 것은 없었다고 했다. 그런데도 언론이 무슨 일을 하기만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듯 했단다. 운동권, 시민운동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의정활동을 제대로 봐주지 않은 점이 속상할 정도였단다. 일년이 지난 지금은 어떤지 물었다. 언론도 그렇지만 일선 현장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낀단다. 그렇다면 언론은?

이광희 의원은 언론의 핵심 역할이 비판이긴 하지만 당하는 당사자로서는 화병이 날만큼 아프다고 했다. 나는 언론의 비판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거듭 말했다. 다만 그 비판은 정확하고, 공정해야 한다. 엄한 사람 잡는 비판은 비판이 아니라 겁박과 다르지 않다.

나는야 마을신문 전도사

사실 이광희 의원 스스로가 언론인 출신이다. 언론을 너무나 잘 안다. 이 의원은 신문에 희망이 있다면 바로 마을신문에 있다고 말했다. 예전에 마을신문을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이 잘 될지를 의심했지만, 자신들의 이야기가 신문에 실리고 읽히는 걸 보면서, 또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모아내고 동네 문제를 이야기하면서 마을신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 의원은 여전히 마을신문을 만든다. 산남동에서 두꺼비신문을 만들면서 동네 스타를 만들어내고 어린이와 어른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신문이라는 자랑을 한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두번은 다른 지역으로 마을 신문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를,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알려내는 강의를 하러 다닌단다. 마을신문으로 지역도 바꿔낼 수 있다는 믿음을, 증거를 그는 보여준다.

보다 큰 꿈을 꾼다

도의원이 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단다. 그렇지만 그의 꿈도 여기서 그치지는 않을 모양이다. 시민운동을 그만두고 서울 정치판에서 참 많은 것을 배웠다 한다. 낙심하고 다시 지역으로 돌아와 어떻게 살아야할지를 고민했다.  이 의원은 다시 또 동네를 중심으로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상상력과 실천으로 변화를 이끌어내며 여기까지 왔다. 그가 큰 꿈을 꾸며 실천해 가는 길은 적어도 사람들에게 공감을 이끌어내며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이 이의원은 얼마 전 갑상선 수술을 받았다. 말하기 좋아하는 이 의원에게 갑갑한 목소리는 안타까울 정도다. 앞으로도 늘 컨디션 조절에 신경써야 한단다. 정치를 잘 하려면 건강관리는 필수다. 빠른 회복을 바라며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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