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너네들 밥값 하는 거니?

주영민
2015-09-21
조회수 291

[주영민의 뉴스푸딩]내 연봉이 어때서

북한의 도발, 유럽의 난민 이야기, 돌고래호 전복사고, 야당 분열, 마약 사위, 각종 범죄 소식 등 최근 우리의 관심을 끈 뉴스가 참 많았습니다. 제 입장에서 이렇게 큰 사건이 연거푸 벌어지면 원고 쓰는 게 힘들어 집니다. 이미 아는 거 얘기하는 건 시간과 지면 낭비니까요. 더욱 새로운 소식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생긴다고 할까요. 여러 소재들이 있었습니다. 42세 기자가 57세 공무원을 폭행해 공무원이 자살 기도를 했다는 소식을 전할까도 했지만 업계 비판은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오늘은 연봉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젊은 남녀가 소개팅 자리에서 만나면 묻는 몇 가지 필수 항목이 있습니다. 나이, 직업, 연봉, 장남 여부, 부모 직업이 그것입니다. 정말 ‘핵심’만 물어보는 거겠지요. 요즘 맞선이라는 표현 대신 소개팅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되고 있는 건 ‘결혼을 목적으로 남녀가 만난다’는 것에 부담을 느낀 사람들이 스스로 그 무게감을 덜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개팅’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하지만 질문만 놓고 보면 너무 노골적이어서 ‘맞선’이라는 단어를 쓰던 그 시절에도 저랬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네요. 사실 소개팅이 아니더라도 부모님 친구, 지인 등을 만나면 비슷한 걸 물어보더군요. 조금 다른 게 있다면 결혼 여부와 자녀 여부 정도가 추가되는 정도입니다. 나이가 들면 이런 질문들을 받고 답하는 게 익숙해질 줄 알았는데 저는 왠지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특히 상대방이 연봉을 물어오면 대답하기 참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이 연봉이라는 게 적든 많든 대답하기 참 곤란한 질문입니다. 적게 얘기하면 상대방이 왠지 날 무시할 거 같고, 많게 부르면 괜히 상대방이 불편해할 거 같다고 해야 할까요. 곤란한 건 회사들도 마찬가지인 듯 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감추고픈 비밀 가운데 하나가 경영진의 연봉 내역이라고 합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대기업 CEO들도 연봉이 얼마인지 공개가 된다고 합니다. 이들의 연봉이 궁금한 건 아마도 나와 비교해 그가 얼마나 받아 가는지 알고 싶기 때문일 겁니다. 그들은 우리보다 더 많은 일을 하는 걸까요? 아니면 더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걸까요? 그래서 우리보다 적게는 몇 십배 많게는 몇 백배를 챙겨가는 걸까요? 전 이 질문에 “네, 맞습니다”라고 동의할 수 없겠네요.

오늘 소개할 기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 기업 CEO와 일반 노동자의 연봉비율을 공개하라는 내용을 담은 규정을 조만간 발의할 것 같다는 소식입니다. 아울러 우리나라 CEO들이 올해 얼마나 받았는지 분석한 기사를 함께 제시하겠습니다. 이 기사들을 읽으면서 요즘 정부가 강행하는 노동개혁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기더군요.

CEO와 일반 노동자들의 연봉비율 공개가 미칠 파장

더 시크릿, 그와 나의 연봉비율
많은 회사들이 감추고픈 비밀 가운데 하나가 최고경영자(와 경영진)의 연봉 내역입니다. 연봉 내역에는 절대적인 액수가 있을 것이고, 회사의 일반 노동자, 보통 사원들에 비해 얼마나 많이 받는지를 따지는 상대적인 비율이 있겠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우리나라의 금융감독원에 해당)가 12일 CEO와 일반 노동자들 사이의 연봉비율을 공개하라는 규정을 발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미국 기업들에 전혀 새로운 규제이자 난관일 수 있습니다.

▲ 출처: 2009년 연봉왕 美 오라클 CEO 래리 엘리슨

지난 33년 동안 일반 노동자들의 급여는 조금씩 올랐습니다. 반면, CEO와 경영진의 급여는 말 그대로 수직상승했습니다. 50년 전에 CEO와 평사원의 연봉 차이가 보통 20배 정도였다면, 오늘날 연봉은 대개 30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기사바로가기 http://ppss.kr/archives/55979)

‘실적-연봉 반비례’ 논란의 대기업 CEO 공개
 (기사바로가기 http://www.ilyosisa.co.kr/news/articleView.html?idxno=86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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