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1 자퇴, 17살 소녀 눈에 비친 세상

이재표
2015-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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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표의 보이는 마을]지루하지 않은 마을신문의 비밀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듯이 신문을 선택하는데도 호불호가 분명하다. 신문은 상품이다. 구매자가 없는 신문은 자본의 시장에서 도태된다. 조선일보가 지경을 넓히기 위해 한겨레신문을 흉내 내면 새로운 독자를 얻기보다 더 많은 기존 독자를 잃을 것이다. 그래서 신문의 프레임이 형성되고 갈수록 공고해진다.

신문사라는 조직에 소속된 기자들은 용병이다. 물론 모두 다 영혼이 없는 용병들은 아니다. 때로는 조선일보보다 더 조선일보스럽고, 한겨레신문보다 더 한겨레스러운 기자들도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조선일보에 한겨레스러운 기자는 없다. 결국 기자의 시각은 그가 속한 조직의 프레임에 갇혀있다.

그렇다면 지역신문을 가두고 있는 프레임은 무엇일까. 이념이 척도가 되기보다는 관(官)과 토호의 영향력이 아닐까? 그래서 모든 신문은 지루하다. 청주마실은 뉴스보다 스토리를 취재해서 쓰고 디자인하는 회사다. 학생이나 주부도 기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아직은 그 수준이다. 그들의 글은 투박하지만 조미료를 넣지 않은 음식처럼 정갈하다.

청주마실의 시민기자 중에 나지영이라는 학생기자가 있다. 나이는 17살이지만 사이버대 2학년이다. ‘학교는 꿈을 빼앗는 곳’이라는 확신 때문에 중 1때 학교를 떠났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무언가에 확신을 갖기에는 너무도 어린나이다. 그리고 기자를 꿈을 이루기 위해 보석 같은 하루하루를 살아내고 있다.

꿈을 위해 학교를 떠난 아이의 눈에 세상은 어떻게 비칠까? 청주마실은 나지영 학생의 눈을 통해 세상의 보이지 않는 곳을 본다. 선물과도 같은 일이다. 청주마실도 그에게 선물이 되고 싶다. 나지영 학생기자는 현재 청주마실과 ‘사람과 경제’가 공동 기획한 ‘착한소비자여권’ 스토리북 발간에 집필진으로 참여하고 있다.
 

아파트의 투명인간, 나는 경비원입니다

(기사바로가기 http://www.cjmasil.com/news/articleView.html?idxno=799)

“24시간 근무에 쉴 수 있는 시간은 4시간 남짓 그것마저도 이 좁은 경비실 안에서 쉬어야 됩니다” 김철수(64.가명)씨의 직업은 아파트 경비원이다. 최근 경비원과 관련된 사건이 많아지면서 관심이 경비원에게 쏠렸지만,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는 새로운 이슈들에 조금씩 잊히고 있는 상황이다.

경비일을 시작한 지 4년. 김철수씨는 경비원에 대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는 이유에 대해 높은 업무 강도와 급여부분에 있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최저 임금마저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현실에 김철수씨는 많은 절망감을 느낀다고 한다. 실제로 과도한 근무로 인해 몸의 생체리듬이 깨지는 등 건강 문제에도 적신호가 왔다고 답했다.

현재 정부에서 규정하고 있는 최저임금의 기준선은 5580원, 2014년 대비 약 7%정도 인상된 금액이지만 김철수(64.가명)씨가 근무 중인 해당아파트는 예외였다. 그의 월급은 최저임금과는 상관없이 약 5만원정도 오른 터. 이로 미루어 실제적으로 경비원들은 최저임금조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점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경비원 1명이 광범위한 단지를 관리하는 등 비효율적인 업무를 시행하고 있다. 비효율적인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더불어 몇몇 주민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으로 경비원들은 몸살을 앓고 있다. 그는 실제로 경비원을 하인 부리듯 대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답했다.

“현재 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이 약 1000여명 정도 됩니다. 대부분의 주민들은 좋은 분들이지만 몇몇 주민들이 가끔 제게 인격모독적인 말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지 않죠”

경비원의 업무는 그날그날 관리사무소로부터 지정받은 세부지침에 기반을 두고 있다. 아파트안전, 청소 등 분야를 망라하고 모든 업무를 맡아야 하는 경비원의 현실은 가혹하다고 말했다. 4시간의 휴식시간 마저도 경비실에서 쉬어야하지만 좁은 경비실에서 쉬기란 쉽지 않다고 답했다. 또한 “쉬는 시간이라 할지라도 업무가 주어졌을 때 업무를 해야 하는 것도 경비원의 버거운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근무 중인 아파트에서는 실제로 경비원의 부당해고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권고사직으로 인해 많은 경비원들이 일터를 떠난다고 답했다.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니고, 20살 이상 더 어린 직원들이 시키는 거에 따를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 안타까운 사실은, 경비원의 급여 안에는 식사비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즉, 따로 식사를 제공하지 않으며 월급으로 밥을 사먹으라는 뜻인데, 최저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비원의 현실에서는 이마저도 큰 부담이 된다고 답했다. 이러한 부분을 감안하였을 때, 실질적으로 경비원이 받는 급여는 100만원 남짓. 업무의 강도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적은 금액이다.

김철수 씨는 앞으로 이러한 현실이 지속되지 않아야 한다며 “하루빨리 경비원들의 처우가 더 나아지길 바란다”는 소망을 밝혔다.
 

 * 함께 읽어볼 나지영 기자의 기사

<청주마실> “지금 아픈 건 더 멀리 날기 위해서야”  (http://www.cjmasil.com/news/articleView.html?idxno=920)

<청주마실> “우리는 학교가 캠핑장이에요” (http://www.cjmasil.com/news/articleView.html?idxno=979)

* 나지영 기사 인터뷰

<충청리뷰> “외롭고 두려운 맘 꿈 있어 이겨냈죠”(http://www.cjmasil.com/news/articleView.html?idxno=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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