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명문대생들 자살? 부모욕심이 아이 망친다

김승효
2015-07-30
조회수 445

[김승효 엄마의 선택]스스로 행복실현할 수 있게

올해 큰아이는 17살이 되었다. 일반계 고등학교를 진학했고 고등학생으로서 맞이하는 첫 번째 여름방학은 보충수업으로 인해 일주일을 제외하고는 온전히 쉴 수도 없는 방학이다. 물론 학기 중에도 다르지 않다.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이른 등교시간과 방과 후 수업 그리고 늦은 시간까지 계속되는 야간자율(?)학습으로 고달픈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다. 이는 우리 아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모든 청소년이 겪고 있는 일상의 모습일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4년 한국의 총인구 중 청소년의 인구 비중은 19.5%이다. 2012년 중·고등·대학생의 46.1%만이 ‘전반적인 학교생활’에 대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부(35.9%), 직업(22.1%), 외모`건강(17.8%) 순의 고민거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2013년 초·중·고등학생의 68.8%가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교생활만족지수와 제로섬 경쟁의 학교교육이 개선되지 않으니 사교육 참여율은 계속 높아지고 더 이상 낮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아이들은 과연 행복한 것일까?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4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으며 2012년 13~24세 청소년의 10명 중 1명(11.2%)은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사망원인으로 ‘고의적 자해(자살)’이 가장 많았으며 자살하고 싶었던 주된 이유는 13~19세 청소년은 ‘성적 및 진학문제(39.2%)’,‘가정불화(16.9%)’순이고, 20~24세 청소년은 ‘경제적 어려움(27.6%)’과 ‘직장문제(18.7%)’순이었다.

사람이 어떤 이유로든 스스로 목숨을 져버리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며 아이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아이들의 자살소식을 자주 목도하게 된다. 기사를 접할 때마다 가슴을 쓸어내리고 안타까워하지만 무엇이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지 하나의 원인자를 찾아 설명하기란 쉽지 않다. 원인을 개인에게만 찾기도 어렵고 사회적 환경과 여건으로만 돌리기에도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다하더라도 그냥 놓아둘 수는 없는 문제가 아닌가.

우리가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아이들의 행복이다. 또한 아이는 자기스스로 자기의 행복을 실현할 수 있도록 안팎으로 힘을 구축하는 일에 애써야한다. 그러니 물렁거리는 여린 속을 단단하게 만드느라 스스로 애쓰고 있는 아이를 향해 우리는 ‘헬리콥터 부모’가 아니라 ‘잔디깍기 부모’가 아니라 아이의 등을 토닥여주고 지켜봐주는 조력자면 충분하지 않겠는가.

자식에 대한 과도한 사랑(?)은 어느 곳을 망라하고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우리가 속해 있는 범위를 벗어나 이질적인 공간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실상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깨닫게 되면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훈육의 방법으로 아이를 키우지 않게 될 테니 나라밖에서 벌어진 일을 눈여겨보길 바란다.

 

'부모 욕심에'…미국 명문대생들 스스로 목숨 끊는다

(기사바로가기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7/28/0200000000AKR20150728014600072.HTML?from=search)

'헬리콥터 부모'에서 '잔디깍기 부모'로 부모 극성 심해져
 

(뉴욕=연합뉴스) 이강원 특파원 =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학생들이 급증해 학교들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의 수험생을 방불케 하는 극심한 경쟁을 견디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특히 눈에 보이는 성공만을 강조하는 극성 학부모들이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아이비리그(미국 동부의 8대 명문대학) 가운데 하나인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는 2014∼2015년 사이 13개월간 무려 6명이나 목숨을 끊었다. 올 들어 뉴올리언즈에 있는 툴레인대학에서도 4명이 세상을 떠났다. 역시 아이비리그 가운데 한 곳인 코넬대학에서는 2009∼2010년 사이 6명이, 유명 뉴욕대학에서도 2003∼2004년 5명이 목숨을 끊었다.미국에서 15∼24세 사이 인구 가운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의 비율은 2007년 10만 명당 9.6명에서 2013년 11.1명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대학 내에서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대학 상담센터들의 조사 결과, 센터를 방문하는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불안과 우울증 등 심각한 정신적 문제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2년 새 13%포인트나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고등학교에서 일등만 하다가 명문대에 들어온 뒤 자신보다 훨씬 우수한 친구들을 만나며 겪는 충격이 작지 않기 때문이다.

▲ 예일대학 졸업식 모습. 출처:연합뉴스

심각한 우울증으로 목숨을 포기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친구와 학교의 도움으로 회복할 수 있었던 펜실베이니아대학 학생 캐서린 드윗은 '한 친구는 세계적인 피겨스케이팅 선수였고, 다른 학생은 과학 경시대회 1등을 한 친구였다. 모든 친구가 너무나 우수했고 훌륭했다'면서 똑똑하고 아름답고 부유한 친구들 사이에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좋은 성적이 나오지 않자 좌절했다고 털어놓았다.

코넬대학 교내 상담소장인 그레고리 엘스는 일상을 미화하고 자랑하는 게 기본인 소셜미디어가 학생들의 우울증을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2014년 1월 목숨을 끊은 펜실베이니아대학 1학년생 매디슨 홀러란은 육상팀의 스타였고, 모델 같은 외모를 갖고 있어 인기가 많았다. 매디슨은 인스타그램에 화려하고 예쁜 사진을 종종 올려놓았다.

하지만, 매디슨의 언니 애슐리는 동생이 항상 '친구들에 비해 인기가 없다'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을 오랫동안 상담한 학내 상담사들은 극심한 경쟁 못지않게 외형적 성공만을 중시하고, 다 큰 자식들의 일상에 간섭하며, 독립의 기회를 앗아가는 부모들도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다 큰 자식의 주위를 날아다니며 간섭하는 '헬리콥터 부모'가 문제였다면, 요즘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예 부모가 앞장서 장애물을 제거해주는 '잔디깎기 부모'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학 1학년 담당 학장 줄리 리트콧-하임스는 2002년 학장으로 취임한 뒤 부모가 자식과 항상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수업 등록을 도와주러 직접 오거나, 심지어 교수 면담까지 신청하는 모습을 직접 경험했다.

문제는 학생들이 이런 부모를 창피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고마워한다는 것이다. 이는 대학생들이 가장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동성이나 이성 친구가 아니라 부모라는 펜실베이니아대학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리트콧-하임스는 '부모들의 이런 사랑은 자식을 강하게 하는 게 아니라 숨을 조이게 만든다'면서 성인이 된 자식들이 부모로부터 독립해 홀로 서고, 실패도 맛볼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대학들도 이런 문제를 비단 학생들의 정신건강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성공 문화'의 문제로 인식하게 됐다.

펜실베이니아대학은 홀러란 사건 뒤 태크스포스와 상담 핫라인을 구축했다. 힘들어도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다닌다는 '펜 페이스'(Penn Face·펜실베이니아 학생들 사이에서 포커페이스를 지칭하는 말)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스탠퍼드대학 역시 '오리 신드롬'을 되짚어 보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리처럼 겉으로는 우아하지만, 물 아래에서는 힘들게 발질을 하며 사는 학생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소셜미디어에서도 '못생긴 셀카' 사진을 교환하자는 학생들도 생겨났다. 아름답고 예쁜 사진만 돌리는 세태를 못마땅하게 여긴 학생들이 세운 그룹이다.
 

학생들의 학내 부적응이 목숨을 맞바꾸는 일이 늘어나자, 휴학과 복학이 까다로운 미국 명문대학들의 정책도 바뀌고 있다. 미국 대학에서는 특정 사유를 제외하고 휴학 시 복학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일대학은 올해 4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 학생이 정신적 문제로 휴학하면 복학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 유서를 남긴 일이 불거지고서부터 정신건강 문제에 따라 휴학할 경우 복학이 보장되도록 학칙을 바꿨다.

gija0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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